"4대강 본격 시작, 예산 2900억 삭감 문제없다"

대담=문성일 건설부동산부장 정리=김정태 기자 2010.01.11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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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투초대석]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부동산띄워 경제살리기 안한다"


- SOC예산 24조 상반기 조기집행..일자리창출 '총력'
- 예전같은 집값파동 안날 것, 다양한 수요 대응 공급
- 위례신도시 최대한 빨리 시범분양, 연40만가구 필요


▲정종환 국토해양부장관은 머니투데이와의 신년 인터뷰를 통해 올해 일자리창출과 해외건설수주 지원에 적극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유동일 기자▲정종환 국토해양부장관은 머니투데이와의 신년 인터뷰를 통해 올해 일자리창출과 해외건설수주 지원에 적극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유동일 기자


폭설과 함께 매섭게 찾아온 맹추위가 연일 기승을 부리는 경인년 새해 초. 과천종합청사에서 만난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지난해보다 한결 여유로운 표정을 보였다. 임기 첫해부터 사회적, 정치적으로 핫이슈가 됐던 '4대강살리기사업'이 드디어 지난해 말 '예산안 통과'로 그에겐 큰 힘을 얻었을 것이란 느낌 때문일까.



정 장관은 실제 지난 8일 4대강살리기사업 통합사업관리방안 워크숍을 개최한데 이어 곧바로 금강 금남보 시공현장을 방문 하는 등 현장점검에 나섰다. 그만큼 4대강살리기에 쏟는 열정이 남다르다. 숨가쁘게 추진해 왔던 경인아라뱃길, 보금자리주택사업도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정 장관의 뚝심있는 추진력이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이같은 성과에도 정 장관은 올해 무척이나 할 일이 많다.

이명박정부의 올해 핵심추진과제인 일자리창출에서부터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 낭보를 이어갈 29조원의 대규모 철도 사회간접자본(SOC) 수주도 국토부가 핵심 역할을 맡았다.



수도권 부동산시장의 최대 관심사인 위례신도시의 분양도 차질없이 추진해야 한다. 우리나라 '육해공'의 모든 일을 관장해야 하기에 어깨가 무겁다는 말이 절로 나올 법 하지만 "원 없이 일하고 있다"는 그의 말로 신년 인터뷰를 진행했다.

-장관 재임 만 2년이 다가옵니다. 감회가 어떠신지요.
▶원없이 일하고 있습니다. 사실 2년이 됐다는 게 실감도 나지않고요. 정신없이 달려오다보니 '오늘에서야 2년이 다됐구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벌여 놓은 것을 마무리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것 같고요.(웃음) 하나씩, 하나씩 해 나가야죠.

-지난해 여러가지 현안이 많았지만 4대강살리기가 여전히 논란의 중심인데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요.
▶4대강살리기와 관련해 야당에서 여러가지 문제제기를 했지만 일단 예산은 통과됐기 때문에 올해 본격적으로 공사하면 큰 문제는 없을 겁니다. 다만 2년의 공사기간 동안 2번의 장마철을 피해서 공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사업관리가 만만치 않습니다. 공사기간과 품질을 맞추는게 까다로운 일인데 올해 보(洑) 등 핵심공정의 공정률을 60% 이상 잘 맞추고 내년 장마 이전에 웬만한 공사를 끝내도록 할 계획입니다.


-4대강 예산안이 2900억원이 깍였는데, 차질이 없을까요.
▶안 깍였으면 좋았겠지만 큰 문제는 없습니다. 지난해 발주한 21건의 일반공사의 낙찰차액(예정가대비 낙찰가액의 차이)인 7000억원 범위 내여서 이를 감안해 추진하면 크게 지장은 없을 겁니다.

-이명박 대통령도 신년연설에서 녹색성장, 일자리 창출 등 을 강조했는데 국토부가 추진 사항은.
▶할 일이 가장 많죠. 이 가운데서도 일자리 창출은 우리부의 핵심과제입니다. 비중으로도 전체 산업의 40%를 차지하기 때문에 우리부에서 지원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24조원에 달하는 SOC 예산을 조기 집행하고 보금자리주택사업도 본격화하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겁니다. 중장기적으론 해양 바이오, 신성장산업 등 첨단산업 육성으로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민간건설경기 활성화도 많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살릴수 있도록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할 방침입니다.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유동일 기자▲↑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유동일 기자
-지역우선공급비율과 관련, 서울시가 일방적 추진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일방적으로 추진한 것은 아닙니다. 그동안 (지자체와) 이견을 좁혀보기 위해 노력했고 의견수렴 과정에서 이 정도면 맞추겠다고 본 것입니다. 물론 서울시 입장에선 위례신도시 하나만 놓고 보면 그럴수도 있다는 생각은 듭니다. 하지만 수도권에 신도시가 많이 건설되고 서울거주자들도 내집마련할 기회를 주고 있습니다. 서울시가 너무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정부가 균형감각을 갖고 한 것이니까 (서울시가) 이해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남성대골프장 이전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는데 위례신도시 2월 사전예약이 가능한가요.
▶(협상 상대가 있어)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는 어렵지만 잘 해결될 것으로 봅니다. 위례신도시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높은 만큼 시범분양을 가능한 빨리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도 빠른 시일 내에 고쳐 보금자리 2차 사전예약과 겹치지 않도록 할 계획입니다.

-지난해 서울시가 공공관리제도를 도입했는데 국토부와 속도조절에 이견이 있는데요.
▶공공주도로 갈수만 있다면 이상적이고 좋은 제도임에는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공공주도로 갈려면 예산문제나 여러가지 부수적인 문제들이 많은데 해결만 되면 굳이 늦출 필요가 없겠죠. 하지만 현실적인 어려움과 한계가 있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추진하자는 입장입니다.

-주택수급에 대한 견해는.
▶양적으로는 전국에 40만가구가 꾸준히 공급돼야 한다고 봅니다. 이를 기준으로 본다면 보금자리 18만가구고 나머지 22만가구는 민간이 채워야 합니다. 지방의 경우 미분양 물량이 많긴 하지만 수도권은 아직 부족하다고 봅니다. 꾸준하게 공급하는 게 정답입니다.

-질적인 수급문제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수요에 맞추는 공급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2가구가 늘어나는 등 다양한 수요변화에 대처해야 합니다. '준주택' 개념을 도입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이들 시설에 대해선 안전, 피난, 소음기준 등 필수적인 규제를 제외하고는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국민주택기금 지원 등을 통해 공급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올해 집값은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장관이 집값을 전망하는 것은 좀 그렇고요.(웃음) 전문가들 전망에 따르면 물가수준 범위내에서 연동해서 완만하게 오르지 않겠느냐고 보는 것 같습니다. 전체적으로는 거품이 껴있다고 보지는 않는데, 다만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등 일부지역이 PIR(소득 대비 집값 비율)이 높은 게 사실입니다.

면밀히 관리해 집값파동은 없도록 할 방침입니다. 올해 업무보고때도 밝혔듯이 부동산시장과 서민주거 안정에 중점을 둘 계획입니다. 특히 부동산을 띄워 경제를 살리는 정책은 없을 겁니다. 적절한 수준에서 관리하는 게 중요합니다. 제가 장관으로 있는 한 부동산 문제 때문에 나라가 들끓는 일은 없도록 하겠습니다.

-지난해 민간부문의 분양가상한제 폐지 추진법안이 국회에서 처리가 안됐는데요.
▶분양가상한제는 분양가 인상 억제효과보다 민간주택공급을 위축시키는 역효과가 더 컸다고 봅니다. 기본적으로 시장원리와 기능에 맡기면서 공공의 역할을 적절하게 해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국회에서 법안이 처리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지만 분양가 현실화에도 노력하겠습니다. 택지비가산비나 인센티브를 부여해 실질적으로 비용 발생 요인을 반영토록 한 것도 이같은 문제를 보완한 것입니다.

-부실업체들에 대한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이 1년됐습니다. 이에 대한 평가는.
▶금융권이 좀 더 신축성있게 대처해 줬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습니다만, 대주단을 통해 잘 작동되고 있는 것은 긍정적입니다. 특히 해운산업의 경우 국내 펀드설립으로 해외에 배들이 헐값에 팔려나가는 사례를 막은 것은 큰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1,2차에 걸친 구조조정으로 해운선사의 숨통을 틔워졌고 정부가 해운산업의 펀더멘털을 지켜나가는데 그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지난해 해외건설수주액이 사상 최대인 490억달러를 넘어섰는데 올해 전망은.
▶지난해 UAE 원전수주 파급효과가 올해 더욱 커질 것으로 봅니다. 올해도 플랜트부문의 수주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인 외교적인 활동을 통해 수주를 지원토록 하고 인력양성을 위한 지원에도 힘쓰겠습니다.

교통관련 SOC 수출 확대에도 적극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브라질 철도 진출과 리비아 매트로 사업 등에서도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수주액이 늘어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외화가득률(상품 수출가액에서 수입 원자재 가액을 뺀 금액)을 높이는 게 중요합니다. 기자재의 국산화율를 높여 질적인 성장을 해야 합니다. 지식경제부 중심으로 글로벌 벤더업체를 육성해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원천기술에 대한 지원이 필요할 텐데요.
▶국토부도 R&D(기술개발)에 대한 투자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올해 예산 5000억원 이상 책정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전략적으로 기술개발, 원천기술 개발에 종자돈을 대서 하나씩, 하나씩 이뤄나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정종환 장관약력
△1948년 충남 청양 출생 △1963년 고려대 정외과입학 △1971년 행시 10회 합격 △1991년 교통부 도시교통국장 △1995년 청와대 국가경쟁력강화기획단 △1995년 건설교통부 국토계획국장 △1996년 건설교통부 기획관리실장 △1997년 건설교통부 수송정책실장 △1998년 3월~2001년 3월 철도청장 △2004년~2007년 1월 1일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 △2007년 1월2일 우송대학교 철도건설환경공학과 석좌교수 △2008년 2월~현재 국토해양부 초대장관 재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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