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 이 기사는 12월09일(15:1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국내 최대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삼성생명이 상장 대표주관사에 한국투자증권과 골드만삭스를 공동으로 선정했다. 국내와 외국계 투자은행(IB)을 각각 한 곳씩 뽑아 국내는 물론 해외 투자자까지 적극적으로 유치할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당초 한국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가장 유력한 대표주관 후보였다. 경쟁도 치열했다. 공모물량을 많이 받아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데다 대형 IPO 경험도 쌓을 수 있기 때문.
희비는 과거 실적에서 갈렸다. 한국투자증권은 그동안 삼성그룹 계열사 IPO에 대부분 참여하는 등 대형 IPO 주관실적에서 우위를 점했다.
이전까지 최대 딜(deal)로 평가받는 삼성카드를 비롯해 최근에는 SK C&C상장에까지 참여하면서 대형 IPO 경험을 차곡차곡 쌓았다는 평가다. 더욱이 20년전 체결한 교보생명 상장주관사 지위를 포기하면서까지 이번 IPO에 뛰어드는 열의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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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투자는 대형 IPO 주관 경험 면에서 한국투자증권에 밀렸다. 신한은행·신한카드 등 금융지주사가 강력한 버팀목으로 작용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1~2년간 IPO실적이 급성장했지만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대형 딜 경험은 많지 않았다. IPO 경험과 인지도에서 한국투자증권이 우위에 있었던 것이다.
일반적으로 발행사가 대표주관사를 선정할 때는 과거 IPO경험을 핵심요소로 평가한다. 삼성생명도 양적 역량과 질적 역량을 동시에 평가했지만 양적역량에 조금 더 무게를 둔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삼성생명이 주관단을 선정하기 위해 발송한 입찰제안서에도 과거 5년간 1000억원 이상의 IPO 수행실적을 우선순위에 적도록 했다. 국내 상장거래 중 최대 규모인 점을 고려해 물량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우선시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외국계 IB를 대표주관사로 선정한 것도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여진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삼성전자와 맞먹을 수 있는 국내 최대 딜인 만큼 해외투자자 유치가 필수적이다.
골드만삭스도 IPO경험과 대외 인지도, 해외 네트워크 등에서 모간스탠리나 BOA메릴린치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 IPO 담당자는 "삼성생명과 같은 대형 IPO는 문제없이 안정적으로 물량을 소화하는 게 최우선"이라며 "IPO시장에서의 과거 경험과 인지도를 높이 평가했기 때문에 한국투자증권과 골드만삭스를 대표주관사로 선정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