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은 왜 한국證·골드만삭스 골랐나

더벨 김동희 기자 2009.12.11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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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대형 IPO 경험 우위..물량 소화능력 중시

더벨|이 기사는 12월09일(15:1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국내 최대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삼성생명이 상장 대표주관사에 한국투자증권과 골드만삭스를 공동으로 선정했다. 국내와 외국계 투자은행(IB)을 각각 한 곳씩 뽑아 국내는 물론 해외 투자자까지 적극적으로 유치할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한국투자증권은 IPO시장에서의 인지도와 경험(트랙 레코드)에서 다른 IB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한국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가장 유력한 대표주관 후보였다. 경쟁도 치열했다. 공모물량을 많이 받아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데다 대형 IPO 경험도 쌓을 수 있기 때문.



국내외 금융시장에서의 네트워크와 인수 여력, 수수료 등에서는 이 둘의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 워낙 대형 거래이다 보니 공모가격의 적정성과 수수료 등의 차별도 크지 않았다.

희비는 과거 실적에서 갈렸다. 한국투자증권은 그동안 삼성그룹 계열사 IPO에 대부분 참여하는 등 대형 IPO 주관실적에서 우위를 점했다.

이전까지 최대 딜(deal)로 평가받는 삼성카드를 비롯해 최근에는 SK C&C상장에까지 참여하면서 대형 IPO 경험을 차곡차곡 쌓았다는 평가다. 더욱이 20년전 체결한 교보생명 상장주관사 지위를 포기하면서까지 이번 IPO에 뛰어드는 열의도 보여줬다.


신한금융투자는 대형 IPO 주관 경험 면에서 한국투자증권에 밀렸다. 신한은행·신한카드 등 금융지주사가 강력한 버팀목으로 작용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1~2년간 IPO실적이 급성장했지만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대형 딜 경험은 많지 않았다. IPO 경험과 인지도에서 한국투자증권이 우위에 있었던 것이다.

일반적으로 발행사가 대표주관사를 선정할 때는 과거 IPO경험을 핵심요소로 평가한다. 삼성생명도 양적 역량과 질적 역량을 동시에 평가했지만 양적역량에 조금 더 무게를 둔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삼성생명이 주관단을 선정하기 위해 발송한 입찰제안서에도 과거 5년간 1000억원 이상의 IPO 수행실적을 우선순위에 적도록 했다. 국내 상장거래 중 최대 규모인 점을 고려해 물량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우선시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외국계 IB를 대표주관사로 선정한 것도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여진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삼성전자와 맞먹을 수 있는 국내 최대 딜인 만큼 해외투자자 유치가 필수적이다.

골드만삭스도 IPO경험과 대외 인지도, 해외 네트워크 등에서 모간스탠리나 BOA메릴린치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 IPO 담당자는 "삼성생명과 같은 대형 IPO는 문제없이 안정적으로 물량을 소화하는 게 최우선"이라며 "IPO시장에서의 과거 경험과 인지도를 높이 평가했기 때문에 한국투자증권과 골드만삭스를 대표주관사로 선정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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