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성장률 전망, 소비-투자 '시각차'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2009.12.1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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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경제운용방향]내년 성장률 전망..연구주체별 차이나는 원인

정부의 내년도 경제전망은 4% 초중반 대의 성장을 전망한 민간연구소 보다 5.5%를 제시한 한국개발연구원(KDI) 전망에 가깝다. 내년 중 세계경제 여건이 개선되고 내수가 회복되면서 매 분기 전기대비 1% 내외의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감지된다.

정부는 내년도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로 5%를 제시했다. 이는 5.5%를 점친 KDI보다 낮은 전망치이나, 연구기관 중 가장 낮은 전망을 내놓은 한국경제연구원(3.2%) 보다 1.8%포인트 가량 높다.



LG경제연구원과 삼성경제연구소는 내년도 성장률 전망으로 각각 4.6%, 4.3%를 내놓은 바 있다.
내년 성장률 전망, 소비-투자 '시각차'


정부와 민간연구소의 전망이 차이가 나는 것은 무엇보다 경기를 움직이는 두 축인 소비 및 투자에 대한 시각이 다르기 때문. 정부는 내년 중 실질구매력 증가 등에 따라 소득 여건이 개선되고, 소비심리도 안정되면서 민간 소비가 연간 4%대 초반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KDI를 제외한 민간연구소들은 내년 민간 소비가 3%대, 낮게는 2%대 후반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소득효과 및 자산효과에 힘입어 민간 소비가 완만한 회복세를 유지하겠지만, 내년 하반기로 갈수록 민간 소비의 회복력이 저하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경제연구원은 금리인상 및 물가상승 등이 구매력 제약요인으로 작용하면서 민간 소비가 성장률보다 낮은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에 대한 전망도 엇갈렸다. 정부와 KDI는 내년도 설비투자가 연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본 반면, 민간 연구소들은 한 자릿수 성장을 예측했다. 정부는 세계경제 회복과 함께 반도체, LCD 등 주요 업종의 투자 수요가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내다보고, 제조업가동률도 정상수준인 80%를 되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의 투자심리 개선추세가 계속되고 있고, 주요 투자 선행지표도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는 등 투자여건 개선과 함께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하면서 내년에는 11% 수준의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는 것이 정부 전망이다.


그러나 민간 연구소들의 시각은 다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010년 설비투자가 임시투자세액공제 등 일부 투자유인정책의 폐지,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투자불균형 등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수준(9.3%)까지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LG경제연구원도 내년도 설비투자가 올해 축소된 것 이상으로 증가하는 'V자형' 회복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번 위기 이후 세계경제의 평균적인 성장 능력이 1%포인트 이상 떨어진데다 아직 해소되지 못한 글로벌 금융시장의 교란요인들이 내년에도 간헐적으로 대두되면서 기업들의 투자전망을 어둡게 할 것으로 내다봤다.

건설투자를 놓고도 견해 차이가 나타났다. 정부는 공공부문 투자가 소폭 증가하는 가운데 그동안 침체된 민간 주택건설이 점차 회복되면서 연간 3% 수준의 증가세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경기 회복에 따른 주택수요 증가와 신규주택 공급 확대로 주거용 건물건설투자가 견조한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민간연구소들은 최근의 주택건설 회복은 상당부분 건설경기 진작을 위한 정부의 정책적 노력에 의한 것으로, 아직까지 국내 주택건설경기의 장기침체를 가져왔던 수급불균형은 해소돼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소비자물가 등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해서는 정부와 연구소들은 '괜찮을 것'이란 공통된 의견을 내놨다. 오히려 정부의 물가상승률 전망(3%)은 KDI나 민간 연구소의 전망보다 높았다.

정부는 내년 취업자수가 20만명 가량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단 정부의 일자리 창출에 한계가 있는 만큼, 민간 부분에서 비슷한 규모의 일자리 창출이 발생해야 한다고 전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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