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대규모 CP만기 해법은?

더벨 오동혁 기자 2009.11.30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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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만기 총 2250억...평판 악화·장기차입 어려워

더벨|이 기사는 11월26일(16:0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금호타이어 (4,480원 0.00%)가 대규모 기업어음(CP) 상환을 앞두고 있다. 다음 달에 만기가 돌아오는 물량만 총 2250억원에 이른다. 최근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1개월짜리 단기 CP 발행을 크게 늘리면서 12월에 만기가 몰리게 된 것.



회사측은 장기CP·회사채 등을 활용, 차입구조를 변경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아직 금호타이어의 채무상환 능력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어 조달전략을 바꾸기는 당분간 쉽지 않을 전망이다.

◇ 다음 달 만기도래 CP 총 2250억



26일 기준 금호타이어의 CP잔액은 총 3650억원이다. 30일 만기가 돌아오는 265억 원어치를 포함, 12월 2250억원, 1월 760억원, 2월 125억원 등이다.

주목할 점은 12월에 만기도래 하는 CP가 총 2250억원에 달한다는 것. 자금소요는 꾸준한 데 장기차입은 어려운 상황이라 이번 달에 1개월짜리 CP발행을 대폭 늘렸고 이로 인해 만기가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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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가 이달(25일 기준) 발행한 CP는 총 973억원으로 이 중 대부분은 한 달 짜리 단기 CP다. 지난 3일 발행한 50·51일물(122억원), 6일 발행한 53일물(45억원), 10일 발행한 44일물(2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30~37일물이다.

다음 달 만기가 돌아오는 CP가 2250억원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이중 43.2%가 11월 한달에 발행된 물량인 셈.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최근 자금소요가 꾸준히 발생하면서 단기 CP를 늘리게 됐다”면서 “앞으로는 단기 CP에 집중돼 있던 자금조달전략에서 탈피, 회사채 등 장기차입 모델로 구조를 바꿔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회사채 발행은 아직…당분간 CP로 자금조달 할 듯

금호타이어가 이같은 계획을 실제로 이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시장에서 여전히 금호타이어 회사채 및 장기CP 발행에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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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는 지난해 7월 1100억원어치 회사채 발행을 끝으로 아직까지 회사채 발행 실적이 없는 상태다. 기존에 발행한 회사채는 지난달 17일을 마지막으로 모두 상환했다.

금호타이어가 자금조달 루트로 회사채를 사용하지 않는 근본적인 이유는 회사채 시장이 금호타이어 회사채를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호타이어는 지난달 중순 만기 1년,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추진했다. 금리도 8.80%로 민평 금리보다 150bp 이상 높게 제시했다. 그러나 결국 발행을 포기했다. 일부 증권사를 대상으로 태핑(사전수요조사)에 나섰지만 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곳이 적었기 때문이다.

결국 금호타이어는 자금조달을 위해 단기 CP시장으로 선회했다. 10월 19일부터 30일까지 총 582억원의 CP를 발행했다.

◇ BW·ABS 통해 '전방위 자금조달' 가능성도



금호타이어는 추가적인 자금소요가 발생할 경우 주식연계증권(ELB) 및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을 고려할 수 있다.단기CP발행만으로 자금을 조달하기엔 규모면에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또 만기구조를 길게 가져가야 한다는 압박도 있다.

실제로 금호타이어는 최근 들어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ABS를 새로운 자금조달루트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 5월 11일 만기 3년, 800억원 규모의 BW를 발행했다. 표면이자율은 7%, 만기이자율은 10%다. 청약경쟁률은 1.43대 1을 기록했다.

이달 30일에는 600억원 규모의 ABS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타이어를 유동화해 특수목적회사(SPC) 이천구아이비파트너스제오차유한회사로부터 600억원을 차입,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금호타이어가 대우건설 인수자금용으로 차입을 늘린 이후로 채무상환 능력이 악화됐고 이로 인해 투자자들이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면서 “BW나 ABS는 시장에서 소화가 가능하지만 장기회사채의 경우 사실상 발행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 자금조달루트가 막혀 있는 만큼 당분간은 단기차입금을 통한 유동성확보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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