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리스트로도 이름이 높다. 처칠이 존경받는 것은 반대파의 공격에 웃음을 잃지 않고 유머로 대응한 덕이 크다. 처칠에게 유머는 국민과 소통하는 매개체이자 정치를 정치답게 하는 윤활유였다.
처칠이 대답했다. "천만에요. 괜히 겁이 나서 그럽니다. 당신은 큰 것만 보면 국유화하자고 하는데 혹시 제 것을 보고 국유화하자고 달려들면 큰 일 아닙니까."
친이계 대표주자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 늦었다. 9시를 가리키던 시계바늘이 5분 쯤 지나서야 회의장에 들어섰다. 사진기자들의 카메라 플래시가 연달아 터졌다. 안 원내대표는 몇몇 의원들과 악수를 나누며 '자리'에 앉았다.
회의장에서 의원들의 자리는 정해져 있는 편이다. 245호에 놓인 'U'자형 테이블에선 한가운데 상석이 안상수 원내대표 자리다. 바로 오른편 자리에 김성조 정책위의장이 앉는다. 그 옆으로 김정훈 원내수석부대표가 앉는다. 장광근 사무총장 자리는 안 원내대표의 왼쪽 옆이다. 안 원내대표 양옆을 '고참' 순으로 채우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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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테이블은 몇 자리가 비었다. 안 원내대표는 늘 하던 대로 같은 말로 회의를 시작했다. "빈자리 남겨두지 말고 당겨 앉으시죠." 띄엄띄엄 앉지 말고 가까이 앉아 얘기하자는 말이다. 의원들은 자리를 옮겨 앉으며 "덕분에 승진한다"는 우스갯소리를 했다.
그런데 엉거주춤 일어나는 의원들 사이에서 친박계 이계진 의원이 그대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닥 자리를 옮기고 싶지 않은 표정이었다. 안 원내대표는 거듭 권유했다. "이참에 승진하세요. 이쪽으로 당기세요."
마지못해 이 의원이 일어나며 한마디 했다. "한 번 결정한 걸 바꾸려면 얼마나 힘든데." 세종시를 빗댄 말이었다.
이 의원의 말에 폭소가 터졌다. 안 원내대표도 "세종시를 두고 하는 말 같다"며 한참을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