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에 몇명이나 저장돼 있나요?

양광모 휴먼네트워크연구소(HNI) 소장 2009.10.30 12:10
글자크기

[사람을 내편으로 만드는법]소셜네트워킹 구축하는 법

편집자주 양광모 휴먼네트워크연구소 소장은 인간 관계와 커뮤니케이션에 관해 외교통상부 등 정부 부처와 삼성생명 코오롱 등 주요 기업에서 오랫동안 강의를 해왔다. 저서로는 '인간관계의 맥을 짚어라(청년정신)' '100장의 명함이 100명의 인맥을 만든다(북북서)' 등이 있다.

휴대폰에 몇명이나 저장돼 있나요?


영국의 문화인류학자 로빈 던바는 오랜 조사를 거쳐 "진정으로 사회적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사람의 수는 150명"이라는 주장을 남겼다. 세계최고의 자동차 판매왕으로 12년 동안이나 기네스북에 올랐던 조 지라드는 한 사람의 주변에는 대략 250명 정도의 인간관계가 형성된다는 '250명의 법칙'을 말하였다.

과연 현대인들은 몇사람과 친분을 맺으며 살아가는 것일까? 궁굼한 마음을 풀어보기 위해 최근 트위터를 통해 여론조사를 해 보았다. 질문내용은 다음과 같다. "당신의 휴대폰에는 몇사람의 전화번호가 등록돼 있나요?"



물론 모든 사람이 휴대폰에 전화번호를 등록하는 것은 아니고, 사람에 따라서는 자신이 알고있는 사람 모두를 휴대폰에 등록하지 않을 수도 있으니 정확도는 다소 떨어질 수도 있겠지만 평균치를 추정해 보는 정도의 의미는 있을 것이다. 질문에 답변을 보내 준 총 응답자수는 131명이었다.

휴대폰에 저장된 전화번호의 수가 평상시에 인간관계를 맺고 사는 사람의 수와 비슷할 것이라고 가정하면 101명~500명 이하의 인간관계를 형성한 사람은 52명(45%)이며 501명~1,000명과 어울리는 사람은 60명(45%)이 된다. 100명이 채 안 되는 사람은 10명(8%)이고 무려 1000명 이상을 저장한 사람도 32명(23%)이나 되었다.



이런 응답결과를 놓고 단순분석해보면 사람들은 평균 541명을 휴대폰에 저장해 놓고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스페인의 사회학자 마뉴엘 카스텔은 "네트워크 사회의 도래"를 주장하였는데 이런 조사를 보면 현대사회에서는 과거에 비해 인간관계의 양이 매우 많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네트워크 사회에서는 약한 연결 관계의 형성이 빈번하고 중요성이 높아지는데 인터넷의 발전은 이런 현상을 더욱 가속화하게 된다.

오래전부터 필자는 교육과 칼럼을 통해 소셜네트워크시대에서는 소셜네트워킹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소셜네트워킹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사람(필자는 이런 사람을 소셜네트워커라고 부르고 싶다)이 새로운 파워그룹으로 등장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이는 트위터를 비롯한 SNS 사업의 발전 및 확산과 더불어 빠른 속도로 현실화 될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개인 및 기업의 중요한 성공전략은 소셜네트워킹 전략이 되어야 마땅하다.

소셜네트워크는 강점, 약점, 기회, 위협의 네 가지 측면을 관리하는 차원에서 정교하게 구축되어야 하며 장기적인 목표아래 관리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런 일은 오랜 시간과 투자, 노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개인, 기업들이 명확한 비전과 전망을 갖지 못한다면 쉽게 이뤄질 수 있는 일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네트워크사회의 도래에 대해 분명한 인식을 갖고 긴 안목으로 끈기있게 소셜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가려는 마음이다. 이를 위해 몇 가지를 당부한다면 다음과 같은 말을 전하고 싶다.

첫째, 무조건 많이 만나라

"네트워크의 가치는 참여자 수의 제곱에 비례한다"는 멧칼프의 말처럼 소셜네트워크의 파워도 참여자 수가 중요하다. 따라서 강력한 소셜네트워크를 구축하려면 많은 사람들과 연결되는 것이 필요한데 인간관계는 대부분 확률게임적인 성격이 존재한다. 즉, 많은 사람들을 만나도 실제로 인맥, 또는 인간관계로 유지되는 경우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따라서 소셜네트워크 구축을 위해서는 무조건 많이 만나야 한다.



둘째, 다양하게 만나라

"네트워크의 가치는 참여자의 다양성에 지수함수로 비례한다"는 카오의 말처럼 소셜네트워크가 강력해지려면 참여자가 다양한 사람들과 구성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내가 놀던 물에서 벗어나 새로운 물로 떠나야 한다. 고래를 잡으려면 바다로 가야하듯이 나와 다른 사람들을 만나려면 내가 놀던 물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상으로 찾아가라.

셋째, 인간관계는 인삼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맥관리, 또는 친밀한 인간관계 형성에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인간관계를 산삼처럼 생각하거나 단기투자방식으로 접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서로 알고, 이해하고, 친해지고, 신뢰가 형성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다. 좋은 인맥은 운이 좋으면 발견되는 산삼이 아니라 5년,6년 땀과 노력, 정성을 기울여야만 얻어지는 인삼으로 생각하고 인간관계를 해야 한다.

이상의 세 가지가 지금까지 내가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알게 된,그 리고 인맥관리에 전문적인 교육과 집필활동을 하면서 깨닫게 된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다. 많이 만나라. 다양하게 만나라. 인삼처럼 생각하라.



지금 여러분들의 휴대폰에는 몇 사람이나 저장돼 있는가? 100명 이하라면 50점,101명~300명이라면 60점, 301명~500명이라면 70점, 501명~1000명이라면 80점을 주고 싶다. 1001명 이상이라면 90점까지는 줄 수 있다.

그렇다면 몇 명 이상이 되어야 100점일까?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견해지만 내 생각으로는 2000명 이상이 넘어야 한다. 조금 더 솔직하게 말하라면 3000명은 넘어야 한다. 많다고 생각되는가? 아쉽지만 그 정도 숫자가 넘지 않으면 강력한 소셜네트워크를 구축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

사족으로 첨언하건데 물론 소셜네트워크의 숫자가 행복의 충분조건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성공, 위기, 행복에 이를 수 있는 필요조건일 뿐이다. 따라서 너무 소홀하지도 말되 그렇다고 너무 목숨걸지도 말라는 뜻이다.



어찌 되었든 현대사회는 네트워크사회고 네트워크사회에서는 내가 가진 소셜네트워킹 능력, 얼마나 많은, 다양한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으며 얼마나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느냐에 따라 인생과 사업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지금부터라도 강력한 소셜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보자. 어린 왕자의 저자 생텍쥐페리의 말을 교훈으로 남긴다.

"인간은 상호관계로 묶어진 매듭이요, 거미줄이요, 그물망이다. 이 인간관계만이 유일한 문제점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