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GM, 신경전 장기화 조짐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09.10.1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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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여신 일부 회수에 유상증자 불참

GM대우 해법을 놓고 최대 주주인 제너럴모터스(GM)와 2대주주인 산업은행의 갈등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산은이 'GM대우 만기여신 회수'라는 강수로 압박하자 GM은 대출금을 상환해 버리며 맞불을 놨다.

양측의 줄다리기는 다음주 GM대우의 유상증자 청약 마감일을 넘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으며, 일각에선 주주와 채권단의 감정싸움 형태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산은은 16일 만기가 돌아온 GM대우의 기존여신 1258억 원을 연장 해주지 않은데 이어 21일 청약이 마감되는 GM대우의 유상증자에도 참여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는 얼마 전까지 GM의 자금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한 단순한 '압박용 카드'로 해석됐으나, 실제 상황이 돼 버린 것이다.

산은은 GM대우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구계획이 불충분하다며 GM이 참여하는 GM대우의 유상증자 규모를 늘리고 생산량 보장과 채권단의 경영참여를 인정하라고 요구해 왔다. 그러나 2500억 원의 유상증자 외에는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GM의 입장은 변함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GM 또한 산은과 줄다리기에서 지지 않으려는 모습이다. 이날 GM이 산은에서 연장해주지 않은 여신을 현금으로 상환하는 '초강수'를 둔 것은 산은과의 협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GM은 GM대우의 유상증자와 연구개발비 삭감 등 총 1조7000억원의 자구계획을 제시하는 한편, 산은이 1조 원 가량을 추가로 지원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산은은 자구계획이 불충분하다며 GM대우의 유상증자 규모를 확대하고 생산량 보장과 채권단의 경영참여를 인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요구가 받아들여지면 유상증자 참여를 재검토 할 수 있다는 게 산은의 입장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프리츠 헨더슨 GM 사장이 한국을 찾아 민유성 산업은행장을 면담하고 갔으나 진전된 사항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산은과 GM이 이런 정도의 강수를 주고받을 지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GM대우 지분 27.9%를 보유한 산은이 GM대우의 유상증자에 불참하면 1300억원 가량의 실권주가 발생한다. GM이 산은과 나머지 주주들의 몫까지 청약하면 지분율이 50.9%에서 70.1%로 높아지고 산은은 17%로 낮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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