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신원보증 거부당한 한지수씨 현재

머니투데이 김훈남 기자 2009.10.12 16:25
글자크기
외교부가 지난해 8월 온두라스 로하탄섬에서 일어난 네덜란드 여성 변사사건에 연루돼 수감돼 있는 한지수씨(25·여)의 신원보증을 거부해 가족과 지인들이 직접 구명활동에 나섰다.

한씨의 언니 지희씨(27)는 10일 "외교부가 동생의 신원보증을 거절하고 현지 변호사와 통역을 소개해 준 이후 별다른 연락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외교부는 '해외에서 범죄에 연루돼 수감된 개인을 보증서 준 전례가 없고 (한지수씨의 혐의가 확정되면) 안 좋은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이유로 보증을 거부했다"고 했다.

이어 "1,2차 청취(hearing)에 나온 목격자들의 진술이 엇갈리고 1,2차 부검보고서 내용이 다른 것만 봐도 동생의 혐의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외교부의 소극적인 대응을 아쉬워했다.



한씨의 가족은 "재판을 받더라도 감옥에서 받는 게 아니라 불구속 상태에서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지희씨는 "동생의 모교 총장이 '동생의 석방을 요구하는' 청원서를 써줬고 인권운동단체 국제앰네스티, 인권변호사와도 접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피해자의 나라 네덜란드에서는 인원을 파견해 동생이 온두라스로 이송되는 과정부터 따라다녔다"며 "우리 정부도 적극적으로 나서달라"는 주문도 덧붙였다.


외교부는 이번 사건에 대해 "온두라스 정부에 공정한 재판을 요구했고 사건의 추이를 계속 지켜보고 있다"고 답했다.

한지수씨는 지난해 8월 스킨스쿠버 자격증을 따기 위해 온두라스에 갔다 네덜란드 여성 마리스카 마스트(23)씨 사망 사건에 연루됐다. 당시 한씨는 현지 경찰조사를 받고 귀국했으나 올해 8월 이집트에서 인터폴의 적색수배를 받아 체포됐다.

온두라스로 이송된 한씨는 마스트를 살해한 공범 혐의를 받고 있다. 주범으로는 한 씨의 하우스 메이트였던 댄 로스(30· 영국 호주 이중국적)가 지목됐다.

언니 지희씨는 "여동생이 살인 공범 누명을 쓰고 억울하게 온두라스에 수감돼 있다"며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올려 동생의 사연을 알렸다. 한지희씨의 글이 알려진 이후 누리꾼들은 '한지수씨를 구명하자'는 청원을 올리고 인터넷 카페에 가입하는 등 구명운동을 펼치고 있다.

한지수씨는 현재 로이탄에서 라 세이바로 이감돼 4인실에서 생활 중이고 3차 청취를 기다리고 있다. 현지 법에 따르면 3차 청취는 2차 청취가 열린 9월 28일로부터 60일 이내에 열린다. 3차 청취에서도 한씨의 무죄가 입증되지 않으면 본심으로 넘어가 정식재판을 받게 된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