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비씨카드 인수 추진

더벨 김민열 기자 2009.09.30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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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신한 등에 매입 타진… 은행권, 지분매각에 소극적

이 기사는 09월29일(11:02)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KT (41,800원 ▼250 -0.59%)가 비씨카드 지분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보고펀드가 최근 최대주주로 등극한 비씨카드에 KT가 눈독을 들이는 것은 경쟁업체인 SK텔레콤이 하나금융지주와 합작 카드사를 설립하는데 자극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는 최근 우리금융지주와 신한금융 등 아직 보고펀드에 비씨카드 지분을 매각하지 않은 주주들을 상대로 비씨카드 지분 인수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중은행의 한 고위 관계자는 "KT 경영진이 보고펀드에 지분을 매각하지 않은 은행을 위주로 인수 여부를 타진해왔다"고 말했다.

보고펀드가 이미 하나은행과 SC제일은행으로부터 30.68%의 지분을 확보한 비씨카드를 KT가 노리는 이유는 IT와 금융의 결합에 따른 '산업연관효과'를 거둘 수 있어서다. SKT와 마찬가지로 막대한 고객 데이터 베이스를 보유한 KT 입장에서 통신과 카드의 결합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

최대 관건은 KT (41,800원 ▼250 -0.59%)의 제안에 금융권이 응하느냐 여부다. 그동안 KT 수뇌부들이 금융권 경영진과 접촉을 하고 있지만 아직 지분 매각에 대한 아무런 약속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이 잠재적 경쟁자인 거대 통신사업자가 비씨카드 주주가 되는데 대해 반감을 갖고 있어서다. KT가 보유한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신용카드를 발급할 경우 고객사인 은행계 카드사들과 경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SKT가 합작을 추진 중인 하나금융지주의 카드 분사와는 달리, 비씨카드의 경우 KT가 직접적인 시너지를 내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11개 은행계 카드사의 프로세싱을 대행해주는 업체여서 신용카드 고객을 직접 소유한 일반적인 카드사들과 확연히 다른 사업모델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KT가 SKT를 의식해 뒤늦게 비씨카드 인수에 나섰지만 한발 앞선 보고펀드와 경합이 가능할 지도 미지수다.

비씨카드 지분 30.68%를 보유한 보고펀드는 현재 국민은행(4.95%)을 비롯해 부산은행(4.03%)과 씨티은행(1.98%) 지분 인수를 추진 중이다. 3곳의 지분(10.96%)을 모두 인수할 경우 보유지분은 41.64%. 만약 보고측이 우리은행이나 신한카드 지분을 매입할 경우 KT의 시도는 의미가 없어지게 된다.

결국 우리은행(27.65%)이나 신한카드(14.85%)가 비씨카드 경영권 확보에 있어 쥐고 있는 '캐스팅 보트'를 어떻게 활용할지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매각가격도 중요하지만 매각 이후 신용카드 사업에 대한 잠재적 영향력을 절대 무시할 수 없다"며 매각여부를 신중하게 접근할 것임을 시사했다.

막대한 현금 동원력을 갖춘 거대 통신사업자들의 잇단 카드업 진출이 현실화될지 여부는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 KT가 비씨카드의 사업모델과 주주들의 이해관계를 해결 할 지 있을지 주목된다.

KT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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