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화 이후 30년간 끊겼던 중국과 미국 사이의 길은 1979년 시애틀에 옥수수 수입을 위해 중국 화물선 류린하이호가 정박하면서 다시 열렸다.
그로부터 다시 30년. 그 사이에 미국에는 1200개의 중국기업이 진출했고, 이들이 직접투자한 규모만 36억7000만달러에 달한다. '메이드 인 차이나'하면 떠올랐던 '싸구려' 영역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통신 바이오 벤처 부동산 등 전 산업에 직간접 투자와 수출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주 뉴욕과 피츠버그에서 열린 유엔총회와 G20정상회의는 이같은 중국의 위상을 전세계에 공식적으로 각인시킨 자리였다.
중국 주석으로는 처음으로 유엔 무대에 데뷔한 후진타오 주석은 기후변화, 보호무역, 도하 라운드 협상, 비핵화 등 세계 주요 이슈에서 과거의 수동적이고 수세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중국의 참여를 다짐하고 서방의 역할을 촉구했다.
후주석 방미에 때맞춰 유엔총회 기간중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 데일리 미국판은 뉴욕타임스 등 유력 미 언론에 특집기사 형태의 대대적인 별지 광고를 실었다.
눈길을 끈 것은 '세계는 G2 정상회담을 필요로 하는가?'라는 기사였다.
찬반양론으로 형식적으로는 균형을 갖췄지만 중국이 이미 미국과 더불어 'G2'로서 세계를 이끌고 있다는 것을 기정사실화하는 의도가 역력한 편집이었다.
이 기사에서 피터슨 국제경제 연구소의 프레드 버그스텐 소장은 "미국과 중국이 합의를 보지 않고 진전될수 있는 이슈는 거의 없다"고 단언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10월1일은 중화인민공화국(중공) 건국 60주년이다.
소수민족 문제로 인한 갈등이 심상치 않지만 '이순'을 맞는 중국은 과거 세계 최대 강국으로서의 자신감을 되찾았다.
사상 유례없는 글로벌 금융위기 과정에서도 중국은 상대적으로 가장 먼저 위기에서 벗어나면서 세계경제의 '리더'로서 자리를 굳히고 있다.
월가발(發) 금융위기로 휘청거리고 있는 미국에서 느끼는 중국의 힘은 더욱 크게 다가 온다. 다른 나라들이 G2의 실체를 인정하든 안하든 우리에게 G2는 이미 현실이다.
한국도 이번 G20 회의에서 내년 11월 회담을 유치, 세계 경제외교 중심부에 발판을 마련했으니 만세삼창도 한번쯤 해볼만 하다.
하지만 G2 시대를 헤쳐 나가야 하는 '소국'의 앞날을 생각하면 만세 뒤끝엔 어깨가 무겁고 등골이 서늘해지는게 맞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