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칼럼]생활속의 아토피 이기는법

오종극 환경부 환경보건정책관 2009.09.23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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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칼럼]생활속의 아토피 이기는법


전라북도 진안군 정천면에는 특별한 학교가 있다. 눈부신 초록병풍을 친 산과 들을 배경으로 한 30명 남짓 햇살 같은 아이들의 배움터인 조림초등학교다.

전북교육청이 지정한 ‘아토피 친화 시범학교’인데, 방송 등 언론에 소개되며 제법 유명해졌다. 도심의 찌든 공기와 콘크리트 건물을 떠나 자연 속에서 지내는 것만으로도 좋을 텐데, 아토피 어린이들에게 몸과 마음의 건강을 되찾아 주기 위한 배려가 학교 곳곳에서 눈에 띈다.



환경부와 진안군은 이곳에 2011년 완공을 목표로 ‘아토피 프리 에코에듀센터’를 세울 계획이다. 아무쪼록 앞으로 더 많은 어린이들이 이곳에서 자연이 주는 건강을 선물을 받아 갈 수 있기 바란다.

그러나 아토피 환자 모두가 이런 곳으로 전학을 가거나 이사할 수는 없을 터. 도시에 살면서도 자연과 친근한, 환경과 건강 모두에 이로운 삶을 사는 지혜를 발휘해 보자. 지구를 살리는 녹색소비가 실은 아토피를 이기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우선 먹을거리. ‘친환경농산물 인증마크’가 확실한 유기농 농·축산물을 구입한다. 제철의 ‘가까운 먹을거리’라면 굳이 비싼 유기농 전문점을 찾지 않더라도 충분히 ‘친환경’일 수 있다.

이런 먹을거리를 찾기 좋은 곳은 우리지역 재래시장. 친환경 재료를 조리할 때 굳이 화학조미료를 쓰는 분은 별로 없을 것 같다. 단, 알레르기를 지나치게 염려하여 고기 등 음식 종류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전문의의 충고를 염두에 두자.

둘째, 집 단장을 하거나 이사할 때 벽지, 페인트, 가구 등은 폼알데하이드를 비롯한 유해물질 방출이 적은 제품인지 따져볼 것. 그렇지만 실내공기를 개선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뭐니 뭐니 해도 ‘환기’ 이다.


너무 쉬운(?) 방법이라 실천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적은데, 새 집이라면 이같은 ‘베이크아웃’은 필수다. 하루 세 번 삼십 분 씩의 환기만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셋째, 어린 자녀가 있다면 장난감이나 학용품 하나를 사더라도 유해제품이 아닌지 염려스러울 수 있다. 장난감·유아용품 등 170개 어린이제품을 대상으로 한 환경부 조사결과, 비스페놀A와 중금속은 모든 제품에서 허용수준 이내였지만 일부 장난감에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우려할 만한 수준으로 밝혀진 바 있다.

어린이제품을 고를 때는 특히 제품정보가 명확하고 KPS 마크 등 인증표시가 있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보다 안전할 것이다.

상품 자체가 환경과 건강에 직접 해를 끼치지는 않더라도 생산, 유통, 폐기 과정이 친환경적이지 않은 상품을 고른다면 진정한 녹색소비라 하기에는 어딘가 부족하다. ‘환경마크’나 ‘탄소라벨’을 확인해 보면 ‘진짜 친환경상품’을 금방 알아볼 수 있다. 구매하는 과정도 녹색으로 바꾸어 보자.

멋스런 장바구니(요즘은 ‘에코백’이 대세인 것 같다)를 챙겨들고 나와서 걷거나 자전거, 대중교통을 이용해 장보러 가는 대한민국 ‘에코맘’들이 늘어날수록, 우리의 자녀들도 후손들에게 돌려주어야 하는 지구도 모두 더욱 건강해질 것이라 믿는다.

참고로 아토피 피부염은 알레르기 염증이 피부에 발생하여 생기는 병으로 근본원인은 아직 확실하게 알려져 있지 않다고 한다. 유전적 원인이나 면역기능이상 등으로 일단 우리 몸이 알레르기를 일으키기 쉬운 상태가 된 이후 환경 중 무수히 많은 알레르기 유발요인들 - 식품첨가물, 찬공기, 꽃가루, 공기오염, 카펫이나 침구에 서식하는 집먼지진드기, 방향제나 건축자재에서 뿜어져 나오는 유해물질 등 - 에 의해 증상이 일어난다.

때문에 아토피 피부염을 포함한 알레르기를 환경성 질환이라 한다. 따라서 의사의 처방에 충실한 치료와 함께 세심한 환경관리를 병행하는 것이 증상완화와 재발방지에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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