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리인상 분위기 조성 돌입

더벨 황은재 기자 2009.09.11 15:27
글자크기

총재 "금리 올려도 완화적"..부동산 및 주택담보대출 확대 강력 경고

이 기사는 09월10일(13:42)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타이밍 잡기에 나섰다. 정부의 재정정책이 빠졌을 때도 경제가 순항할지는 아직 확신하지 못하지만 지금과 같은 금융완화가 지속되면 더욱 심각한 경제불안이 야기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감돈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10일 기준금리를 2.0%에서 7개월째 유지하기로 했다는 금융통화위원회의 결정을 알렸다. 경기회복에 여전히 불확실한 부분이 있다며 '당분간' 금융완화를 지속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후 부동산값 상승과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강력한 경고가 이어졌다. 한국은행이 머지않아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는 명확한 입장도 전달했다.



금융완화를 지속하겠다고 했지만 기준금리를 계속 동결하겠다는 뜻은 아니었다. 오히려 단계적으로 올리겠다는 말로 들렸다.

이 총재는 금통위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지금 금융완화 정도는 상당히 강한 것으로 평가한다"며 "기준금리가 내려가고 올라가는 것만을 가지고 금융 완화 또는 긴축이라고 말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다시 "기준금리를 올리더라도 금융완화라고 판단할 수 있다"고 재차 확인까지 했다.

그는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금리인상을 단행한 이스라엘을 예로 들었다. 이스라엘이 금리를 올렸지만 그렇다고 금융완화 기조를 유지한다는 틀을 벗어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이 금리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게 한 빌미는 부동산값 급등과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급증이 제공했다. 이대로 뒀다가는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사상 초저금리가 오히려 거품을 조장하는 부작용을 더욱 키울 수도 있다는 우려다.

이 총재는 "최근 몇 달동안 주택담보대출을 금통위가 거론했다"며 "그쪽에서 상황이 나빠진다면 우리(금통위)가 취하고 있는 정책경로에서 보면 장점보다는 단점이, 혜택보다는 손실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판단으로 기울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강력한 금융완화 기조의 폐단과 약점이 어느 한 부분에서 크게 나타나면 정책 기조를 제고해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출구전략 시기 상조론'에 대해서도 못을 박았다. 외부의 조언을 참고는 하겠지만 통화정책을 결정하고 책임을 지는 것은 한국은행이며 외부의 견제에 휘둘리지 않고 독자적인 통화정책을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세계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 '출구전략 시기상조론'이 공감을 얻고 있지만 정책은 각국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G20 회의가 한은의 금리인상 시점을 늦출 것이란 기대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이 총재는 "G20회의의 발표문이 있었지만 (출구전략 실행에 대해) 여러 나라와 금융시장에서 걱정이 많기 때문에 안심하라는 의미였다"며 "발표문에도 나와 있듯이 아무리 세계화된 경제라도 각국이 처해 있는 상황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어떠한 조치를 언제 어느 정도의 강도로 실행하느냐는 각국의 정책당국에서 결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내년에도 경기회복을 이어가기 위해 금리인상을 적극적으로 만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 총재는 갈 길을 가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실제로 통화정책을 집행하는 데 있어 판단과 결정은 한은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금리인상 시점은 향후 부동산시장과 주택담보대출의 동향 그리고 국내외 경기회복의 지속 여부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주택담보대출 관련 규제가 내려졌지만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주요 선진국 경제가 나아지고 있지만 각국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및 통화정책의 결과여서 하반기 이후 내년까지 경기회복이 본격화 될 것이냐에 대한 자신감은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