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금리상승, 주도주 바꿀까?

머니투데이 박영암 기자 2009.09.11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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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상시 조정 공감대… 보험·은행 유망, 증권·건설 부담

전일 서울 여의도 술집은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의 예상치 못한 발언으로 큰 손실을 입은 채권선수들로 가득 찼다. 연내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이 총재의 발언에 국고채 3년물이 4.8%(21bp)급등하면서 대규모 평가손을 입은 채권전문가들은 술로 답답함을 풀었다.

이와 달리 주식시장은 외국인과 프로그램매수에 힘입어 36.91포인트(2.30%) 급등했다. 적어도 10일만 놓고 본다면 주식시장은 채권금리 급등과 무관하게 움직였다. 하지만 기준금리의 연내 인상여부와 상관없이 시장금리는 이를 반영하고 있다. 연일 연중 최고를 경신하고 있다. 이같은 시장금리의 상승은 주식시장 참가자들에게도 적잖은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또한 금리상승으로 주도주 교체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금리상승과 원화강세가 가시화되면 자동차 IT 등 기존 주도주의 위세는 약해지고 보험 은행 내수주 등이 양호한 수익률을 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 11월 기준금리 인상시 10월이 올 연중고점 ◇
주식전문가들도 기준금리 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인다. 11월 또는 내년 1분기냐는 시기차이일 뿐 기준금리 인상 자체는 불가피하다고 본다. 연내 인상하지 않더라도 시장금리는 이를 미리 선반영하고 있다고 인정한다. 이 경우 주식시장도 시장금리 상승 영향권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김성노 KB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내년 1분기에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다"며 "시장금리가 이를 선반영하더라도 주식시장은 1700대까지 이를 의식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상승 여력이 있는 한 주식시장이 시장금리 상승을 미리 반영하지 않을 거란 입장이다.

다만 내년 1분기이후 기준금리가 인상될 때마다 주식시장은 조정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정폭은 금리인상에 따른 기업가치 하락폭과 실적개선폭간의 힘겨루기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할 경우 기업가치가 6.45% 하락한다는 게 김 수석연구원의 분석이다.

최종혁 마이다스에셋 주식운용팀장은 금리상승에 따른 주가조정의 불가피성을 인정했다. 최 팀장은 "전일 채권시장과 달리 주식시장은 이성태 총재의 발언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며 "하지만 조만간 시장금리 상승 충격을 크게 반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준금리 인상 한두달전에 주식시장이 조정을 보였다는 과거 경험을 인용하면서 최 팀장은 "시장일각의 예상대로 11월중에 기준금리가 인상된다면 올해 주식시장의 연중 고점은 10월초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부 시장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상폭에 따라 주식시장 조정강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기준금리가 25bp 인상될 경우 주식시장은 단기 조정을 보이겠지만 이를 경기 회복에 대한 신호로 해석해서 곧바로 상승추세로 전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50bp를 넘거나 25bp인상이 연속적으로 이뤄질 경우 큰 폭의 조정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 보험 은행주 최대수혜, 건설 증권주 부담◇
기준금리 인상이나 시장금리 상승은 매매전략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금리상승과 원화강세 등이 기업수익성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송기석 메릴린치증권 서울지점 리서치헤드(전무)는 "기준금리 인상시기는 유동적이지만 경기회복과 맞물려 시중금리는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며 "시장금리 상승시 은행과 손보사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개별종목으로는 대구은행 (0원 %)현대해상 (33,400원 ▲100 +0.30%) 삼성화재 (366,500원 ▲9,000 +2.52%) 등을 추천했다.

송 전무는 또한 금리상승으로 원화강세 추세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며 "국내 수출기업들이 과거보다 원화강세 영향을 덜 받겠지만 원화강세는 시장 참가자들의 투자심리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화강세 추세가 이어질 경우 LG전자 (109,500원 ▲5,100 +4.89%)현대모비스 (223,000원 ▼500 -0.22%)가 유망하다고 추천했다. 원화절상영향이 수출업체중에서 가장 적다는 이유에서다. 달러부채가 많고 원재료를 달러로 결제하는 대한항공 (22,600원 ▲200 +0.89%)농심 (386,500원 0.00%)도 수혜주로 추천했다.

배중강 KTB자산 주식운용팀장은 보험과 은행주를 강력히 추천했다. 자산보다 부채 의 듀레이션(평균잔존만기)이 긴 보험사의 속성상 금리상승 혜택이 가장 크다는 설명이다. 여기다 생보사 지분을 보유한 한화 (29,400원 ▲50 +0.17%) 대우인터내셔 (54,900원 ▲500 +0.92%)CJ제일제당 (322,000원 ▲5,000 +1.58%) 신세계 (156,200원 ▼3,100 -1.95%) 등도 수혜종목이라고 거론했다. 반대로 보유채권이 많은 증권업과 건설사들은 금리상승시 평가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최종혁 팀장도 "대한항공 (22,600원 ▲200 +0.89%) 한국전력 (22,200원 ▼50 -0.22%) 신세계 (156,200원 ▼3,100 -1.95%) 등이 수혜주이고 자동차 IT 등 수출주는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LG전자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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