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외화유동성위기로 어려움을 겪던 시장에 뜻밖의 단비를 뿌렸던 한미통화스와프협정의 배경엔 신흥국과 유대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미국의 입장이 깔려있었단 주장이 나왔다. 새로운 금융질서에 대비하자는 차원에서다.
최 과장은 "미국이 새로운 체제에서 자국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신흥국과 유대를 강화할 필요에 직면하게 됐다"며 "통화스와프는 이런 대외정책에 부합하는 효율적인 정책수단이었던 걸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미국이 여러 대상국 중에서도 한국, 멕시코, 브라질, 싱가포르 등 4개국을 택한 것도 향후 미국경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만한 잠재력을 갖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했다.
미국의 태도 변화도 근거로 댔다. 지난해 10월 중순 환율이 1300원을 웃돌고 5년짜리국채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300bp를 넘는 등 위기가 본격화했을 때 미국은 원화가 국제결제통화가 아니라는 이유로 협정체결에 부정적이었다. 그러다 G20 정상회담 개최가 공식 결정된 10월 후반 긍정적인 자세로 돌아섰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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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가 G20에 포함되지 않는 데 대해선 신흥국 중 세계금융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왔고 금융안정포럼(FSF) 회원국이라는 점을 꼽았다.
최 과장은 "통화스와프체결은 세계경제 지배질서에 중요한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며 "향후 신흥국들이 세계경제 지배질서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상당히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