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이 시작됐다. 증권사들의 9월 투자전략 보고서들을 살펴보면 대체로 '추가적인 상승이 가능하다. 하지만 너무 오른만큼 쉴 때도 됐다. 다만 낙폭은 크지 않고 상승 추세도 훼손하지 않을 것이다' 정도로 정리된다. 때문에 증권사들이 예상하는 코스피지수 9월 밴드는 1500~1700포인트 정도다. 현재 지수에서 상하 100포인트 정도의 움직임은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경제의 빠른 회복은 두가지 문제를 만들 수 있다. 하나는 투자자들의 기대치를 높여 시장에 과열을 만들 수 있고 또 하나는 출구전략을 앞당길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씨티그룹에서 발표하는 미국 경기서프라이즈 인덱스(발표되는 경제지표가 예상치를 상회하는가를 비율로 나타낸 지표)는 최근 2005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올라와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미국 경기회복세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기대치 역시 상당 수준까지 높아져 있음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최근 시장 예상을 상회한 지표 발표에도 시장 반등이 밋밋했던 이유일 수 있다.
오히려 경기가 느리고 완만하게 회복되는 것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살리고 출구전략의 시기는 늦추며 풍부한 유동성을 증시가 즐길 수 있다는 의미다. 물론 출구전략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경제가 더블딥에 빠지지 않는다면 출구전략에 따른 증시의 조정은 단기 파동이다. 회복된 경기가 출구전략의 충격을 해소하고 증시를 재차 상승시키기 때문이다. 다만 너무 빠른 출구전략이 문제일 뿐이다.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야= 증시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의 급락은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의지는 여전히 확고하고 기술적인 부담감을 해소하는 수준 이상의 지수 급락을 당국이 원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지수 급락이 지속되면 10월 중국 공산당 정부 창건일을 앞둔 중국 정부가 증시 부양 조치를 취할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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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변동성은 확대될 수 있는 시점이다. 증시가 단기에 급등했다는 부담이 상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증시의 급락은 조정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던 증시의 변동성지수(VKOSPI)는 전날 다시 3.8% 상승했다.
한 증시 전문가는 "기관도 요즘은 단타 매매를 하고 있다. 특히 한두 종목에 비중을 크게 싣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기관들도 지난주말부터 현금비중을 좀 확대할지 여부를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증시 전문가도 "기관들이 요새 약간 조심하자는 분위기"라며 "주식 비중을 일부 덜어내야 하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빠른 시장 변화를 따라갈 수 있는 투자자가 아니라면 길게 보는 투자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증시의 지지여부를 단기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지만 코스피지수가 20일 이동평균선을 이탈하는 단기 조정국면이 나타난다하더라도 중장기 상승추세를 훼손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투자전략 측면에서 중장기 모멘텀이 유효한 선도주를 저점매수하는 전략과 단기적으로 상대적으로 가격부담이 적은 종목에 대한 단기 트레이딩 전략을 병행하는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