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정권교체, 기축통화 교체로 이어지나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09.08.31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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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러 "새 기축통화" 논의…일본 민주당 달러 위주 외환보유에 부정적

일본의 정권교체가 달러의 세계 기축통화 지위를 흔드는 '통화교체'도 불러올까.

일본 민주당이 30일 중의원 선거를 통해 집권에 성공함에 따라 세계 기축통화를 재정립하자는 국제적인 논의가 급물살을 탈지 주목된다.

민주당은 달러 위주 외환정책에 부정적인 데다 정치외교적으로 보다 대등한 미일관계를 주창해 왔다. 이에 '통화 주권' 면에서도 달러 의존에서 벗어나려 할 수 있다.



새 내각의 재무상에 유력한 나카가와 마사하루 민주당 중의원은 지난달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민주당은 달러 위주의 외환정책에 반대해 왔다"며 "1조 달러에 달하는 일본의 외환보유액을 미 국채에서 IMF 채권으로 점차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새 기축통화 논의는 브릭스(BRICs) 국가를 위주로 진행돼 왔다. 이 과정에서 주목받은 것이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확대 여부다.



SDR(special drawing rights)은 IMF에 출자금을 낸 가맹국이 수시로 통화를 인출할 수 있는 권리다. 실제 화폐가 아니라 달러와 유로, 엔, 파운드화로 구성된 일종의 통화 바스켓이다.

중국 인민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새로운 글로벌 기축통화를 만들어야 한다"며 "IMF는 SDR의 기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저우샤오촨 인민은행 총재가 주장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중국은 2조달러의 외환보유고를 지닌 세계 최대의 미 채권국. 이런 중국이 달러 중심 외환정책에서 벗어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외환보유고 세계 3위인 러시아는 중국과 보조를 맞춰 미 국채 대신 IMF 채권 매입을 늘리기로 했다.


중국에 이어 외환보유고 세계 2위인 일본이 여기에 가세하면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는 급격히 약화할 수 있다.

그러나 일본이 당장 달러의 지위를 흔드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 자칫 이 같은 움직임이 달러 가치 하락과 이에 따른 엔화 강세를 불러와 일본의 외환보유고를 깎아먹고 수출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고민은 중국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세계 외환보유고 1~3위인 중국 일본 러시아 등이 급격한 기축통화 전환에 나서기보다 점진적으로 달러 비중을 줄이는 데 그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8월28일 현재 일본의 SDR 분배액은 114억달러 남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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