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앵그리' 개미 '거꾸로' 투자 될라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9.08.27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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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주식비싼시대.."차라리 펀드투자가 낫다"

개인투자자들이 코스피지수가 1600선 부근에 육박하면서 매수세를 강화해 '거꾸로 투자'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원금을 회복한 주식형펀드를 환매한 뒤 투자하고고, 거기다 신용융자까지 얻어 '빚내서 주식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주식의 가격부담이 높아졌고 순환매가 빠르게 이뤄지는 상황에서 개인들의 '뒤늦은 투자'가 성공할 지 여부에 불안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지금처럼 업종별 가격부침이 심한 상황에서는 대규모 분산투자를 하는 주식형펀드와 시장수익률을 쫒는 인덱스펀드 등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언도 있다.



27일 개인투자자는 코스피시장에서 628억을 순매수했다. 매수와 매도대금은 각각 3조8908억원과 3조8279억원으로 4조원씩에 육박했다. 지난 24일에는 매수와 매도대금이 5조6000억원씩을 넘어서기도 했다.

지난 6월말 2조4000억원 가량의 매수ㆍ매도금액에 비하면 2달만에 1조4000억원 가량 매매대금이 증가한 셈이다.



코스피시장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매수비중은 지난 6월말 50.8%에서 이날 62.9%로 12.1%포인트 급증했다. 코스피시장에서 개인이 적극적인 자세로 증시에 뛰어들고 있는 대목이다.

신용융자잔액도 급증하고 있다. 전날인 26일까지 14거래일 연속 증가했다. 4조4124억원으로 올들어 최고치다. 지난 6월말 3조9928억원에 비해 4196억원 늘어났다. 특히 신용융자액은 7월말 3조8991억원으로 6월말에 비해 937억원 줄었으나 8월 들어 오름세가 두드러지며 가속도를 내고 있다.

반면 주식형펀드의 이탈은 이어지고 있다. 최근 23거래일 연속 순유출에 이어 지난 25일에는 국내주식형펀드에서 하루만에 2400억원이 빠져나갔다. 쏟아진 환매액만 3100억원에 이른다.


금융투자협회와 굿모닝신한증권에 따르면 지난 25일 국내주식형펀드(상장지수펀드(ETF) 제외)에서 2420억원이 순유출됐다. 자금 유출입 통계조회가 가능한 지난 2006년 5월 30일 이후 11번째로 큰 규모다. 하루 환매액이 3000억원을 넘은 것도 5월28일(3985억원) 이후 3개월만이다.

전문가들은 펀드깨서 직접 주식시장으로 뛰어드는 '앵그리머니'가 8월 들어 속도를 내기 시작한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지난 달 국내증시의 조정을 예단하고 차익실현에 주력한 개인이 예측이 빗나가며 코스피지수가 1600선까지 반등하자 8월 들어 다시 공격적인 매수에 나서는 것으로 분석했다.



개인은 이달 들어 코스피시장에서 1조7479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 달 4조2124억원의 순매도와는 대조를 보인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6,100원 ▼200 -3.17%) 연구위원은 "펀드에서 이탈한 공격적인 투자자의 직접투자가 일종의 유행처럼 번진 것"이라며 "하지만 외국인이 주도하는 대형주 위주의 장세에서 개인이 살아남을 수 있을 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대형주 중심의 장세에서는 개인이 주식을 사기도 부담스러운데다, 최근 밸류에이션이 높아진 종목이 많기 때문에 수익을 내기 힘들다는 주장이다.



박 연구원은 "국내의 대부분 우량주는 가격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순환매를 대비한다고 해도 쉽게 길목을 지키기 어려울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변동성도 큰 만큼 오히려 펀드에 투자하는 간접투자가 바람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형주 위주의 펀드 또는 인덱스펀드에 에 추가불입하거나 가입해 시장에 대응하는 게 유리하다는 해석인 셈이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펀드를 깨고 직접 자신이 투자에 나서면 고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 같지만 실패의 지름길"이라며 "펀드를 환매해 증시에 직접 뛰어들어도 주도주의 가격부담에 대형 우량주는 구경만 하다 중소형주에 '올인'한 뒤 투자금을 날리는 게 '개미들의 공식'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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