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정과 비밀번호 공유, 인터넷 만능키 '파장'

머니투데이 김훈남 기자 2009.08.24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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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L만 입력하면 해당 사이트의 계정과 비밀번호를 제공하는 사이트들. 검색창에 주소만 쓰면 결과가 출력된다.↑URL만 입력하면 해당 사이트의 계정과 비밀번호를 제공하는 사이트들. 검색창에 주소만 쓰면 결과가 출력된다.


"사이트 주소만 알면 회원가입 없이 로그인을 할 수 있다?"

사용자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까지 공유하는 해외 사이트가 등장했다. 소위 '인터넷만능키'라는 이 사이트는 홈페이지의 도메인만 입력하면 자체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돼 있는 계정과 비밀번호를 출력한다. 말그대로 주소만 알면 가입없이 들어갈 수 있는 '만능키'다.

국내의 경우 가입시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를 모두 등록해야한다. 해외 사이트의 경우 개인정보를 입력하지 않아도 가입할 수 있어 계정 정보를 공개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이 사이트에는 국내 유명사이트의 계정정보도 실려있어 사용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직접 실험해 본 결과, 외국사이트의 경우 어렵지 않게 로그인할 수 있었다. 특히 그 중에는 유명 이메일 서비스인 구글의 'Gmail'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에도 접속이 가능했다. 트위터나 아마존 등 몇몇 사이트는 정보제공이 차단돼있지만 다른 사이트들은 몇 번의 시도 끝에 로그인할 수 있었다.
↑'인터넷 능키'사이트에서 외국 사이트를 검색해 봤다. 높은 확률로 로그인이 되는 계정정보가 나온다.↑'인터넷 능키'사이트에서 외국 사이트를 검색해 봤다. 높은 확률로 로그인이 되는 계정정보가 나온다.
국내 유명사이트들은 어떨까. 해외 사용자들의 공유로 사이트가 운영되다보니 아직 대부분 국내사이트의 정보가 입력되진 않았다. 하지만 사용자가 많은 네이버는 접속이 가능했다.
↑'인터넷만능키'사이트에서 얻은 계정으로 접속한 화면. 얼마 전까지 정상활동을 한 흔적이 있다.↑'인터넷만능키'사이트에서 얻은 계정으로 접속한 화면. 얼마 전까지 정상활동을 한 흔적이 있다.
24일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은 "외부로 유출되는 계정정보는 보안이 취약한 사이트에서 유출된 아이디를 네이버에 입력해 확인하거나 사용자의 컴퓨터를 해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네이버의 계정정보가 누출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있기 때문에 모니터링은 하고 단속해야 하지만 쉽지 않다. 그래도 해당사이트 운영진과 최대한 접촉해서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 했다. 현재 NHN은 '만능키'사이트에 올라온 계정과 비밀번호를 초기화하고 사용자에게 확인 연락을 한 상태다.

'인터넷만능키' 사이트의 운영원리는 사용자 참여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와 비슷하다. 위키피디아의 사용자들이 표제어에 대한 정보를 입력·평가·수정하듯이 '만능키'사이트의 사용자도 계정정보를 입력하고 평가한다.

한 사용자가 홈페이지에 있는 입력창을 이용해 특정 사이트의 계정정보를 입력하면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한다. 그 뒤 다른 사용자가 그 사이트 주소를 검색하면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출력하는 것이다.


검색을 통해 계정정보를 습득한 사용자는 얻은 아이디와 비밀번호로 로그인이 되는지 여부를 사이트에 제공한다. 이 사이트는 그 정보를 재가공해 성공확률이 높은 순서대로 결과물을 출력하는 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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