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림건설, '급한불은 껐지만…' 난제 여전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2009.08.25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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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끝을 향해 달리는 건설기업④]미분양 해소·해외사업 노력

편집자주 [편집자주]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 건설사 구조조정 폭풍이 지나간지 어느새 반년이 지났다. 그동안 'C등급 워크아웃 건설사'로 낙인찍힌 업체들은 살아남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펼쳐왔다. 각 건설사들이 어떤 자구 노력을 펼쳐왔고, 또 앞으로 어떤 사업들을 계획하며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고 있는지 점검해 본다.

우림건설, '급한불은 껐지만…' 난제 여전


국내 공공공사 입찰에 적정 기업이 참가할 수 있도록 일종의 유자격자 명부와 같은 시공능력평가(이하 시평) 순위가 발표된 지난 7월30일, 우림건설의 우려는 현실이 됐다.

2005년 이후 30~40위에 랭크됐던 시평 순위가 올해 54위로, 지난해보다 14계단이나 곤두박질 친 것. 워크아웃 건설사로서의 비애를 절감하는 순간이었다.



앞서 우림건설은 지난 1월 C등급 분류이후 신용등급 하락으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일으키거나 관급공사를 수주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왔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해 6월 'BBB-'였던 우림건설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지난 5월 'CCC'로 하향 조정했다.

올 상반기 부동산시장도 꽁꽁 얼어붙어 주특기인 자체 주택사업을 벌이거나 국내 민간 도급사업을 따내기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 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시공실적은 2021억원으로, 전년동기(2676억원)에 비해 4분의 1 가량 줄었다. 이 기간 국내 수주 실적은 전무했다.



우림건설, '급한불은 껐지만…' 난제 여전
핵심 자산과 시공권 등을 매각해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려 했지만 이 역시 지지부진하다. 지난해 말부터 추진해 온 서울 서초동 사옥 매각 작업은 아직까지도 진행형이다. 지난해 10월 착공한 연면적 2만㎡, 도급액 612억원 규모의 서울 강서구 가양동 아파트형 공장 부지와 시공권도 시장에 내놓았지만, 아직까지 가격 협상을 마무리짓지 못하고 있다.

상황은 이렇지만 채권단은 우림건설이 아직 기회를 충분히 갖고 있다는 판단이다. 현재 드러나 있는 지표는 지난해 하반기 워크아웃 돌입 이전 실적이 반영돼 다소 초라하지만, 이행각서(MOU) 체결후 이행 의지가 강하고 나름 저력이 있다는 게 채권단의 평가다.

채권단 관계자는 "지난 4월 워크아웃 MOU 정식 체결 직전에 584억원의 긴급 운영자금을 제공하면서 적기에 급한 불을 끌 수 있었다"며 "자구노력으로 MOU 체결 당시 안고 있던 문제들을 상당수 해결한 상태"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말 두 차례에 걸쳐 26%의 인원을 감축한 우림건설은 MOU 체결 이후 15%를 추가 감원했고 살아남은 임직원들의 임금도 직급에 따라 최고 40%까지 삭감하는 등 뼈를 깎는 노력을 벌여왔다.

현재 운영 중인 현장에 대한 집중 관리를 통해 미분양 물량을 다수 해소하는 동시에, 해외사업 등에도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알제리에서는 2개의 플랜트 공사를 포함해 모두 2억7400만 달러 규모의 공사매출 지분을 확보했다. 카자흐스탄에서 진행 중인 우림애플타운 복합단지 개발사업도 채권은행으로부터 PF를 통해 4000억원을 조달받았다.



우림건설, '급한불은 껐지만…' 난제 여전
오는 11월에는 용인 동진원 사업으로 불리는 어정가구단지내 3089가구 규모의 민간도시개발사업을 선보일 예정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알제리에서 공사 선수금이 조기에 들어오고 '투톱' 사업인 카자흐스탄 우림애플타운과 용인 동진원 프로젝트 분양이 원활하게 진행될 경우 워크아웃 조기 졸업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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