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21일 고위급 조문단 6명 파견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2009.08.20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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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측 정치인 사망으로는 첫 조문단..장성택 부장은 포함안돼

북한이 18일 서거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례식에 고위급 조문단을 파견한다. 남한 정치인 서거에 대해 북한이 조문단을 보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北, 21일 고위급 조문단 파견=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20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북한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가 전날 대중 평화센터 임동원, 박지원이사 앞으로 통지문을 보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하는 조문단을 파견하겠다는 의사를 알려왔다"고 밝혔다.



천 대변인은 "정부는 유가족의 뜻을 존중하고 남북관계 등을 고려해 북한조문단의 방문을 수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위임으로 김기남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를 단장으로 하는 특사조의방문단이 김대중 전 대통령을 추모하기 위해 21일부터 22일까지 서울을 방문하게 된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보내온 명단에 따르면 조문단은 김기남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를 단장으로 김양건 조선 노동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 부장, 원동현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실장 등 6명이다.

당초 조문단에 포함될 것으로 관측되던 김정일 위원장의 매제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조문단은 21일 서해 직항로를 통해 김포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며, 22일 평양으로 돌아간다.


천 대변인은 "앞으로 구성될 장의위원회가 유가족측과 협의하면서 북한조문단 방문에 필요한 사항을 준비해 나가게 될 것"이라며 "통일부는 조문단의 남한방문 승인, 비행기 운항에 필요한 수송장비 운행승인 등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조문단의 구체적인 일정이나 숙소 등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南정치인 서거로는 처음=한편 남측 정치인 사망시 북한이 조문단을 파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시에도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명의의 조전을 유가족에게 발송한 것으로만 알려졌다.

하지만 김 전 대통령은 지난 2000년 6월 우리 국가원수 중 처음으로 김정일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진행했다는 점과 최근 남북·북미 관계가 유화적으로 흐른다는 점에서 북한이 전격적으로 조문단 파견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남한 정치지도자의 사망시 조문단을 파견한 적은 없지만 자신들과 인연이 깊은 인사가 사망했을 경우 각별한 성의를 표시하기도 했다.

특히 2001년 3월 정주영 전 현대 회장이 사망했을 때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명의의 조전을 유가족에게 발송하고, 사흘 뒤인 24일 송호경 아태 부위원장 등 4명의 조문단이 빈소를 방문한 후 복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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