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기업, 자산에 시공권까지 매각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2009.08.19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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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끝을 향해 달리는 건설기업①]진땀나는 구조조정

편집자주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 건설사 구조조정 폭풍이 지나간지 어느새 반년이 지났다. 그동안 'C등급 워크아웃 건설사'로 낙인찍힌 업체들은 살아남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펼쳐왔다. 각 건설사들이 어떤 자구 노력을 펼쳐왔고, 또 앞으로 어떤 사업들을 계획하며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고 있는지 점검해 본다.

경남기업, 자산에 시공권까지 매각


지난 1월20일 건설 구조조정 신용위험평가에서 C등급을 받아 5월25일 이행약정(MOU)를 체결하고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본격 돌입한 경남기업이 구조조정 속도를 높이고 있다.

경남기업은 우선 현금 흐름을 원활히 하기 위해 자산 매각을 통해 차입금을 줄여가고 있다. 이를 위해 인천 영종하늘도시의 택지 6만6000㎡를 한국토지공사에 계약해지하기로 했다. 오는 11월 분양 예정이었던 김포 한강 양촌지구 부지도 시장 상황에 따라 전매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시공권 매각도 확대하고 있다. 채권단은 용인 수지 상현동 아파트 시공권을 중견사인 K건설에 넘겼다. 서울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DMC)의 랜드마크타워 '서울라이트'와 광교신도시 중심상업용지 시공권도 다른 건설사에 팔았다.

이 과정에서 채권단과 경남기업간 갈등도 표출되고 있다. 알짜사업장을 놓고 회생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경남기업과 매각 속도를 높여 차입금을 상환토록 하려는 채권단간 밀고 당기기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아직 MOU에서 체결한 내용을 이행하는 초기 단계"라며 "매각 대상 사업장 처분이 늦어질수록 비용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경남기업, 자산에 시공권까지 매각
채권단은 워크아웃 조기졸업을 위해 경남기업에 '선택과 집중'을 주문했다. 에너지사업(광주 수완에너지, 남양주 별내에너지)과 해외 자원개발사업(마다가스카르 니켈광산) 등 비(非)건설분야의 청산을 서두르는 대신 경쟁력이 있는 토목·플랜트·해외 공사에 집중할 것을 요구했다.

이같은 채권단의 주문에 부응해 올 상반기에만 모두 17건에 7293억원 규모의 공공공사를 수주했다. 해외에서도 6억5000만 달러 규모의 알제리 시디압델라 신도시 기반시설공사와 베트남 하노이 랜드마크타워 등 '투톱' 프로젝트가 탄력을 받고 있는 등 해외수주도 늘려갈 계획이다. 경남기업은 올해 시공능력평가에서 17위를 기록, 3년 연속 같은 순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워크아웃'이란 낙인 때문에 보증서 발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국내돚외 공사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보증보험이 보증서 발급에 소극적이고 건설공제조합은 연대보증을 세우는 조건으로 보증서를 발급했다. 해외는 수출보험공사와 수출입은행이 보증을 꺼리고 있다.

올 하반기 아파트 분양은 재개발·재건축 각각 1곳씩 할 예정이다. 서울 도봉2구역(재개발)과 부산 해운대구 중동1구역(재개발) 사업장이다. 상반기엔 분양이 전무했다. 다만 리스크가 있는 민간 분양사업은 당분간 자제할 방침이다. 대한주택보증에 따르면 올해 시공보증 건수는 1건(263억원)에 불과하다.



경남기업은 오는 12월 워크아웃 개시 이후 첫 번째 경영평가를 받는다. 경영진들이 남은 4개월간 어떤 실적을 보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경남기업이 워크아웃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군살을 빼가면서 토목·플랜트·해외공사에서의 강점을 잘 살리면 1~2년 내에 워크아웃을 졸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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