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FTC "에너지 투기거래 제한 방침"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9.07.29 0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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겐슬러 의장, 청문회 발언..작년 유가폭등 투기탓 인정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비정상적인 유가급등락을 막기 위해 에너지 선물 거래를 제한하는 방안을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게리 겐슬러 CFTC의장은 28일(현지시간) 상품시장 안정을 위한 공청회에서 "CFTC는 투기거래자들과 거래규정들의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 이들이 시장의 불확실성과 변동성을 높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품 선물거래는 본래 현물거래에 따르는 향후 가격변동의 위험을 헤지하기 위해 도입됐지만 현물거래와 무관하게 선물가격의 방향에 투자하는 '투기적 거래자'들로 인해 변동성이 극대화되고 시세조종 의혹이 제기돼 왔다.

겐슬러 의장은 "우리는 에너지 시장에서 포지션을 엄격히 제한하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동원 가능한 방법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에 의해 새로 임명된 겐슬러 의장의 이 같은 입장은 기존의 CFTC 보고서와 상반된 내용을 담고 있다.

국제유가는 지난해 7월 한때 배럴당 145달러까지 폭등한 바 있다. 당시 시장에서는 투기세력이 유가 폭등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높았지만 CFTC는 자체조사에서는 원유가격 급등락이 투기세력보다는 시장 요인에 따른 영향이 컸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조만간 공개될 CFTC 보고서는 "그동안 수요·공급이 가장 중요한 유가 급등의 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왔지만, 최근 분석 결과 투기적 요인이 유가를 크게 움직였던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바트 칠튼 CFTC 위원은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이전 보고서는) 자료성의 심각한 오류가 있었다"며 새로 발간할 보고서에는 투기세력의 역할에 대해 명시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에너지 선물이 거래되는 시가고 상품거래소(CME)의 크레이그 도노휴 의장 역시 "CME는 포지션 제한을 부과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으면 단시일내에 CFTC와 의회에 구체적인 방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CFTC는 곡물 선물거래에서는 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계약 규모를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원유 난방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 관련 상품선물에 대해서는 이 같은 조항을 적용하지 않았다. 대신 상품거래소가 자율적으로 제한을 둘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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