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을 확실히 잡아야 황소도 이긴다

머니투데이 홍찬선 기자 2009.07.29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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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금융위기의 역사-Bear Market]

주식투자에서 확실히 돈 벌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정답은 ‘있으면서 없다’이다.

이론적으로는 ‘바닥에서 싸게 사서 천정에서 비싸게 파는 것, 즉 BLASH(Buy Low & Sell High)'가 정답이다. 하지만 언제가 바닥이고, 언제가 천정인지를 알기도 어렵거니와 정말 바닥에서 주식을 사고 천정에서 팔 수 있는 강심장을 갖고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이 현실에서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주식투자는 어렵고, 주식투자로 큰 돈 버는 것이 서울 법대에 들어가는 것보다 (확률로는 물론 실제로도) 더 어렵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은 주식투자해서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욕심과 착각에 빠져, 주식에 투자했다가 피땀 흘려 번 퇴직금을 순식간에 날려버린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 세상에 ‘절대’는 없는 법. 역사는 비록 형태는 달리 할지 몰라도 되풀이되기 때문에 지나간 일을 꼼꼼히 연구하면 앞으로 닥칠 일에서 좋은 성과를 내는 것도 가능하다. 20세기에 있었던 주가 대폭락에서 반등하기 시작할 때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면밀히 살펴본다면, 바닥에서 주식을 사서 큰 이익을 내는 것도 불가능하지만은 않은 일일 수 있다.

곰을 확실히 잡아야 황소도 이긴다


『세계 금융위기의 역사-Bear Market』(러셀 내피어 지음, 권성희 옮김, 예문 펴냄)은 바로 이런 점에 착안한 책이다. ‘월스트리트 사상 4번의 거대 침체장에서 배우는 투자전략’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1921년과 1932년, 1949년과 1982년. 이렇게 4번에 걸친 미국 주가의 대바닥에서 주가가 어떻게 상승하기 시작했는지에 대한 공통점을 찾아 제시하고 있다.



500페이지에 걸쳐 설명된 ‘대바닥에서 회복되는 초기 현상’을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주가가 회복되기에 앞서 먼저 국채 가격이 회복된다. 회사채 시장의 강세도 주식시장이 바닥을 치기 전에 시작된다.
둘째 주가가 바닥을 치기에 앞서 FRB의 금리인하가 있었다.
셋째 침체장이 바닥에 도달하면 경제와 관련해 좋은 소식들이 늘어나지만 시장은 이를 외면한다. 증시 바닥에서는 수많은 낙관론자들이 주식을 사라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투자자들에게 외면당한다.
넷째 증시가 바닥을 치기 전에 주가가 하락할 때는 거래량이 줄고, 주가가 오를 땐 거래량이 늘어나는 시기가 찾아든다.

저자는 “2000년 초 천정을 친 뒤 침체국면에 들어갔던 미국 증시는 2009년 이후 언젠가, 아마도 2014년 가까이 돼서 끝날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 4번의 큰 침체장의 경우 주가 조정이 짧게는 9년, 길게는 14년이 걸렸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지금은 주식을 사야할 시기일까?
정말 어려운 질문이다. 궁금한 사람은 『세계 금융위기의 역사-Bear Market』을 읽어보면 이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주식투자는 과학이면서 예술이듯이, 이 책을 읽고 주식을 사야할 시기인지를 알아내는 것도 과학과 예술의 영역에 속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곰(약세장을 가리킨다)을 확실히 잡아야 황소(강세장)도 잡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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