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7월23일(16:52)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SK해운은 불과 1년여만에 재무부담이 몰라보게 커졌다. 대규모 투자에 따른 선박 인수대금 등 큰 돈이 들어갈 곳은 많은데 해운업 악화로 수입이 전에 비해 시원치 않다 보니 필요한 자금을 외부에서 끌어다 썼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당분간 재무악화를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미 주문한 선박대금을 지불하기 위해 대규모 외부자금 조달에 나서야 할 입장이기 때문이다.
SK해운의 차입금은 지난 2007년 9757억원에서 지난해 말 1조7023억원으로 늘더니 올 3월말에는 2조580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중 71%인 1조8500억원이 선박 관련 차입금이다.
올해 초에는 업황악화가 심해지면서 단기차입금마저 증가, 자금 상환 부담이 더 커진 상황이다. SK해운의 단기차입금은 지난 2007년 310억원에서 지난해 말 735억원으로 늘더니 올 3월말에는 2721억원으로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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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보유 현금성자산이 지난해 말 1594억원에서 올 3월말 5960억원으로 함께 증가, 유동성은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SK해운의 현금성자산대비 단기차입금 비중은 지난 2007년 129.7%에서 지난해 말 44.4%로 급락했다가 올 1분기 99.9%로 회복했다.
신조선박, 차입금 증가로 이어질까
재무지표들이 일제히 나빠졌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추가로 재무안정성이 저하될 위험이 남아있다. 새롭게 주문한 선박 대금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현금흐름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업황악화로 선박금융을 통한 자금 조달이 쉽지 않아 고스란히 SK해운의 자금 부담으로 이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 해운사는 선박을 발주 할 때, 투자금의 10~20%를 자기자본으로 내고 나머지는 선박금융을 통해 10년 이상 장기 상환자금으로 지급한다. 그러나 최근 업황악화로 선박가치가 크게 하락하면서 선박금융이 원활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이 경우 일반 차입금 조달 비중이 늘면서 해운사가 부담해야할 투자 부담이 증가하게 된다.
더욱이 SK해운은 주로 벌크선 사업을 벌이고 있는 영국 등 해외 현지법인의 실적악화로 추가적인 지원 부담이 발생할 수도 있다.
신평사 관계자는 "SK해운은 기존 선박 관련 차입금의 대부분이 원가보상 방식의 장기운송계약으로 체결돼 있어 다른 해운사와 달리 차입금 상환 부담이 큰 편은 아니다"며 "그러나 차입금이 급격히 늘고 있어 업황악화가 지속될 경우, 자금 부담이 커질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