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투자협회와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이달 들어 중국 투자 펀드의 설정액은 343억원이 줄었다. 이 기간 해외 주식형펀드 설정액이 1317억원 감소한 가운데 중국을 비롯한 브릭스(BRICs) 펀드에서 주로 자금이탈이 나타났다. 중국펀드가 월별 기준으로 설정액 감소세로 전환한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이다. 올 상반기 월 평균 1100억원 씩 증가세를 지속하며 총 6648억원이 늘어났다.
중국 펀드는 연초 이후 34.25%의 수익률을 올리며 브라질, 인도, 러시아와 함께 가장 좋은 성과를 보였다. 글로벌 경기의 회복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지면서 중국을 비롯한 신흥 국가 증시가 가장 먼저 반등세를 나타냈고 중국은 특히 정부의 대규모 내수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하면서 가장 유망한 투자처로 각광받았다.
그러나 그동안 급등에 따른 부담과 중국 국영 기업 주식의 비유통물량이 이달부터 쏟아져 나오면서 상승탄력이 둔화된 상태다. 더군다나 최근 중국 금융당국이 과잉 유동성에 대한 우려를 쏟아내면서 경기부양 기조가 재검토될 것이라는 속도 조절론이 힘을 얻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허컹 금융경제위원회 부위원장이 중국 증시와 부동산 시장의 급등 현상이 비정상적이라고 지적하는 등 시장 과열을 중국 정부가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비과세 조치로 해외펀드에 유입된 금액이 약 17조원에 달하고 이 중 상당수는 중국펀드에 투자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마크 탠 UBS SDIC 최고투자책임자(CIO)는 "A주의 경우 상반기 유동성에 힘입어 큰 폭으로 상승했으나 적정 밸류에이션까지 도달해 추가 상승 여력이 많지 않다"면서 "변동성 역시 크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이를 잘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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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이환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제가 제 궤도에 오른 만큼 투자 중심의 경기부양 기조가 재검토될 시점으로 금융기관의 추가 대출에 대한 제한, 지급준비율 인상 등의 유동성 억제 조치도 예견된다"며 "중국 경제의 우월성은 유효하나 투자 모멘텀에 대한 과도한 기대는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