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비만인은 많이 먹는다. Vs 그렇지 않다.
비만한 사람은 정상인 사람보다 많이 먹고,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흔히 생각합니다. 비만클리닉을 방문한 환자분들도 ‘많이 먹어서 그래요’라고 쉽게 대답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비만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를 보면 대부분이 정상인에 비해서 크게 식사량이 많지 않다고 합니다. 그래서 비만을 일으키는 다른 원인이 존재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2. 비만은 유전이다. Vs 바이러스 감염이다.
2005년 10월 밴쿠버에서 열린 북미비만학회에서는 재미있는 두 가지 비만 원인론의 충돌이었습니다. 한가지는 현재까지 믿고 있듯이 비만 유전자를 가지고 있으면 에너지를 더 잘 저장하게 되기 때문에 기근을 잘 이겨내게 되고, 그런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적자생존의 원칙에 의해 더 많이 생존하게 되었고, 현재의 풍요로운 식생활 때문에 비만 유전자가 비만을 일으킨다는 원인론과 아데노바이러스 36번에 의한 감염으로 인해 비만이 촉발되었다는 바이러스 감염설이었습니다. 이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정상인은 약 11%, 비만인에서는 30%에서 나타나고, 일란성 쌍둥이에서 체중이 많은 사람은 이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더 많이 나타났으며, 원숭이에게 바이러스를 감염시켰더니 체중이 15% 정도 증가한다고 합니다. 바이러스 감염설은 획기적이고, 흥미로웠지만 이후 더 발전된 연구가 진행되지 않아 궁금해 하고 있습니다.
운동을 하지 않고, 굶기만 하면 체지방 외에도 체수분과 근육량이 줄어서 요요를 일으키게 된다는 것은 모든 의사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고 있는 사항입니다. 하지만 2007년 임상 내분비 대사 학회지에 실린 한 편의 논문에서는 6개월간 1번 그룹에게는 25% 열량을 줄인 식사만, 2번 그룹은 12.5% 열량을 줄인 식사 + 12.5% 열량을 소모시키는 운동, 3번 그룹은 운동도 않고, 정상식사를 하도록 해본 결과, 그룹 1, 2 모두 그룹 3에 비해서 체중은 10%, 체지방은 24%, 내장지방은 27%가 줄었고 근육량 소실도 차이가 없었다고 발표했습니다. 만일 이 사실이 정확하다면 환자들에게는 ‘식사량’만 줄이고, ‘운동’은 건강하고 싶으면 하고, 안 해도 체중 감량에는 상관없다고 이야기를 해야 됩니다.
4. 밤에 먹으면 살 찐다 Vs 상관없다.
대사율이 낮아지는 밤에 먹으면 코티졸, 인슐린, 성장 호르몬등의 내분비 대사작용에 의해서 체중이 더 쉽게 늘어난다고 하는 것이 아마 대부분의 상식이고, 현재까지 정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2003년 뉴올리언스 신경학회에서 발표된 오레건 보건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암컷 원숭이 47마리의 식사 패턴과 체중의 상관관계를 볼 때, 밤에 식사량이 많았던 원숭이에서 특별히 더 체중이 늘어나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아직 까지도 최소한 사람의 경우 밤 시간의 열량 섭취가 체중이 늘어나는 것과 깊은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5. 한 시간의 성 관계에 소모되는 칼로리가 달리기 보다 더 높다. Vs 책상에서 한 시간 일하는 것이 같은 시간의 성관계에서 소모되는 칼로리보다 더 높다.
한 시간 동안 성관계에서 소모되는 칼로리가 마라톤을 뛰는 것 만큼 많다고 믿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여기서 성 관계란 전희부터 시작해서 관계가 끝날 때까지를 말합니다) 2006년 스탠포드팀의 연구 결과를 보면 한 시간동안 책상에서 회의할 때 소모되는 열량이 102 cal인데 비해 한시간의 성관계로 소모되는 칼로리가 88cal라고 발표하였습니다. 아마 이것은 이 연구팀의 결과가 더 옳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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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갈릴레이 갈릴레오의 ‘지동설’을 예로 들지 않아도, 정설로 믿어온 것이 획기적인 가설로 뒤집어 지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위의 여러가지 정설과 가설들이 상충되고 있고, 언제 새로운 학설이 나타날지 모릅니다. 그래서 의학이 어렵고, 특히 최근에야 발달하고 있는 ‘비만학’이 어려운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