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 車업계 "일본차 이긴다"

박종진 기자 2009.07.13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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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높은 관세장벽 무너져…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서 경쟁력 ↑

한국과 유럽연합(EU)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최종 타결됐다. 국내 완성차업계는 유럽에서 일본차 등 경쟁상대보다 앞설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시장공략에 본격 나설 태세다.

현대·기아차 등 국내 자동차 업계는 이번 협상 타결로 자동차 수출 부문이 최대 수혜 업종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을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도 현지에서 최근 "EU와 FTA를 체결하면 현재 10%인 자동차 관세가 없어질 것"이라며 "한국 자동차의 판매가 크게 늘지 않겠냐"며 기대감을 표했다.

지난해 한국의 대 EU 자동차 수출은 52억 달러로 공산품 수출 중 18.5%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EU는 자동차 관세율이 승용 10%, 상용 22%로 선진국 시장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관세율 인하 혹은 철폐는 즉각 국산 자동차의 가격경쟁력을 높여 수출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승용차 관세 10%를 단계적으로 철폐한다고 해도 미국의 관세가 2.5%인 것을 고려하면 한미FTA의 즉시철폐 효과 이상이 될 수 있다.

당장 일본차들과 현지 가격경쟁력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 더구나 일본이 당분간 EU와 FTA를 체결할 가능성이 희박해 한국차의 혜택은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유럽에서 시장점유율 증가는 현대·기아차의 현지 생산 차량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도 기여할 수 있다.

또 2005~2007년 기준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25.9%)인 EU 27개국에서 판매증가는 국내 산업 전반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생산된 자동차 중 70%는 수출로 나가기 때문에 최근의 내수 위축을 만회하고 관련 부품산업 등의 고용창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유럽산 자동차의 국내 시장 경쟁력도 함께 높아지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관세 인하율을 산술적으로 적용하면 벤츠, BMW, 아우디 등 럭셔리 브랜드들은 고급 모델의 경우 1000만 원이 넘는 가격 인하 효과가 생긴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세부안이 확정이 안 돼 가격 인하폭을 당장 밝힐 수는 없지만 한국시장에서 유럽차의 가격 경쟁력이 더 높아져 결국 품질로 승부가 갈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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