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영업소장 "한달간 딱 2대 팔았어요"

머니투데이 김보형 기자 2009.06.24 15:30
글자크기

대리점協 "굶어죽을 판", 노사에 생산재개 호소

↑24일 오전 경기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에서 경찰병력이 공장출입을 통제하고 있는 가운데 노조원들이 공장에 진입하기 위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명근 기자 <br>
↑24일 오전 경기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에서 경찰병력이 공장출입을 통제하고 있는 가운데 노조원들이 공장에 진입하기 위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명근 기자


"한 달 점포 임대료와 운영비에 들어가는 비용이 2000만 원인데, 6월 달 겨우 2대 팔았습니다. 문을 닫을 수밖에 없어요." (쌍용차 교대 대리점 관계자)

24일 찾은 서초역에서 예술의전당 방향 대로변 양편에는 BMW와 렉서스, 재규어랜드로버 등 수입 브랜드 전시장부터 현대, 기아, 르노삼성 등 국내 완성차 대리점들이 줄지어 있다.



노후차량 세제지원으로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는 각 브랜드들의 전시장 사이로 전시차 한 대 없이 텅 빈 쌍용차 대리점이 눈에 띈다.

박세현(48) 쌍용차 교대영업소 소장은 "가슴이 답답해서 숨이 막힌다"는 말부터 꺼냈다. "지난 10일 전시차로 남아있던 채어맨W를 팔고 나서는 264㎡(80평) 매장이 텅 빈 상황입니다. 자동차 판매업에 뛰어든 지 10년이 넘었지만 차가 없어서 전시차도 없는 일은 처음이에요."



한 달 점포 임대료 1600만 원에 전기세 등 기타 운영비용 등을 합해 고정비용만 2000만 원 이상 들어가는 것을 감안하면 최소한 30여대는 팔아야 매장 운영이 가능하지만 교대영업소의 이달 판매실적은 전시차 체어맨W 한 대와 카이런 한 대에 불과한 실정이다.

그는 "파업 중인 쌍용차 노조원들은 지난달까지 적으나마 월급이라도 받았지만 퇴직금도 없고 차를 팔지 못하면 월급도 없는 영업사원들은 모두 굶어죽으란 얘기냐"며 한 달째 파업을 진행하고 있는 노조를 비판했다.

특히 노후차세제지원등 정부의 지원책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지난달 국내 완성차 업계의 내수판매실적은 전달보다 30%가까이 증가했고 이달 들어서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옥쇄파업으로 생산이 중단된 쌍용차에게는 먼 나라 얘기다.


교대영업소의 한 영업사원은 "해고통보를 받은 노조원들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노후차 지원책 등으로 판매 분위기가 무르익은 이때에 꼭 파업을 해야 하는지 아쉬움이 커요. 이제 다음 주면 개소세 혜택도 끝나는데 공장이 돌아간다고 해도 2000만 원 이상 차량이 대부분인 쌍용차는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어요."

현재 전국 쌍용차 영업대리점은 전국 140여 개. 지난해 하반기까지 250여 개 가까이 되던 영업소들이 법정관리와 함께 100여 개 가까이 문을 닫은 상황이다.



박 소장은 "지금과 같은 조업중단이 이어지면 문을 닫는 대리점들이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며 "영업은 생산과 달라서 어느 날 갑자기 돌아갈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영업망이 무너지면 공장이 돌아가도 쌍용차 부활은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140여개 대리점들로 구성된 쌍용차 판매대리점협의회가 24일 쌍용차 평택공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업중단과 생산재게를 주장했다. ↑140여개 대리점들로 구성된 쌍용차 판매대리점협의회가 24일 쌍용차 평택공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업중단과 생산재게를 주장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전국의 쌍용차 대리점주와 영업사원들로 구성된 쌍용차 판매대리점협의회(협의회)가 파업중단과 생산 재개를 요구하고 나섰다.

협의회는 이날 쌍용차 평택공장 앞에서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한 달 이상 이어진 파업으로 5800여대의 계약건수 가운데 1000대 이상이 해지된 상태이며 현재도 해약이 줄을 잇고 있다"면서 "전국의 모든 영업소들이 운영자금이 없어 고사 직전에 있다"고 노사양측에 호소했다.



이낙훈 협의회 회장은 "이번 달로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가 끝나면서 현대 등 타 완성차들이 최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쌍용차는 영업소당 1대 꼴도 판매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파업중단을 촉구했다.

협의회 소속 영업사원 1200여 명도 오는 25일 쌍용차 평택공장 후문에서 옥쇄파업에 참가중인 노조원들에게 직접 호소문을 전달하는 등 파업중단을 요청할 계획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