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기 백화점, '포미족'이 살렸다

머니투데이 박희진 기자 2009.06.22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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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百 상반기 매출 분석… 가치 소비 '포미(FOR ME)족' 소비 주도

ⓒ사진=이명근 기자ⓒ사진=이명근 기자


불황 속에서도 자신에게 들이는 비용은 아끼지 않는 '포미(FOR ME)족'이 올 상반기 백화점 호황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신세계 백화점은 올 들어 6월 18일까지 판매된 상품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스몰럭셔리'(Small Luxury), '섹시'(Sexy), '그린'(Green) 등 자기 자신을 가꾸고 드러내는 것과 관련된 상품군이 큰 인기를 끈 것으로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올 상반기 불황에도 신세계백화점이 11% 신장할 정도로 높은 신장세를 보인 것은 자기 가치를 높이는 데에는 기꺼이 대가를 지불하는 '가치 소비' 성향을 보이는 포미족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우선 상반기에 가장 눈에 띄는 소비 유형으로 신세계백화점은 의류 매출이 정체 내지 소폭 신장한 반면, 시계, 지갑 등 패션 소품과 화장품 매출이 높은 신장세를 보였다는 점을 꼽았다.



불황에 명품 브랜드의 고가 제품인 의류 대신 같은 브랜드의 패션 소품이나 액세서리, 화장품 등 상대적으로 저렴한 제품을 구매해 대리 만족하는 '스몰 럭셔리'(작은 사치) 소비 유형을 보인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시계 27%, 지갑·벨트 23% 등 패션 소품의 매출이 큰 폭으로 신장했고 특히 명품 패션 소품 매출이 약 40% 증가하는 등 신장률이 두드러졌다.

화장품도 올 상반기 38%나 신장했다. 특히, 지난 '선물특수'가 있는 5월의 경우 화장품 월 매출이 300억원에 육박,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화장품 매출 비중도 지난해 6.9%에서 올해 9.4%로 뛰었다.


'작은 사치' 소비로 고급 란제리 브랜드 매출도 크게 늘었다. 올 상반기 란제리 매출은 13% 증가했고 바라라, 아르마니 등 고급 란제리 매출은 60% 가량 신장했다.

'작은 사치' 소비와 함께 자신을 드러내는 '섹시' 패션 의류도 올 상반기 큰 인기를 누렸다.



'불황엔 미니 스커트가 유행한다'는 속설이 있듯, 올 상반기 백화점에서는 전반적인 의류 판매 부진에도 미니스커트, 킬 힐 등 자신을 더욱 드러내는 섹시 패션 의류가 각광을 받았다. 미니스커트 매출이 지난해 보다 30% 가량 늘었고 원피스 매출은 20% 증가했다. 뒷굽 높이가 10cm가 넘고 뽀족해 '킬 힐'이라 불리는 하이힐도 인기를 끌었다. 신세계백화점의 구두 편집매장인 '슈컬렉션'에서는 크리스챤 루부탱, 마놀로 블라닉 등 하이힐 전문 브랜드의 매출 비중이 전체의 70% 가량을 차지할 정도이다.

석면 파동 등 사회적으로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 보다 커지면서 '친환경 소비'도 올 상반기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다. 친환경 소비가 식품을 넘어 의류, 생활용품까지로 확대되면서 올 상반기 신세계 백화점에서 친환경 상품 매출이 급증했다. 오가닉 코튼은 매출이 94% 급증했고 유기농 화장품 매출도 브랜드 별로 30~99% 가량 신장했다. 친환경 그릇, 친환경 바디용품 등 생활용품도 상품별로 매출이 20% 가량 늘었다.

장재영 신세계백화점 마케팅 상무는 "올 상반기에는 불황으로 많은 어려움이 예상됐지만 '불황기 소비패턴이 깨졌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소비자들이 가치 소비성향을 보이면서 백화점 매출이 크게 신장했다"며 "하반기에도 이 같은 소비트렌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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