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2.0] '녹색성장' 주식의 수익률

이진수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2009.06.22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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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2.0] '녹색성장' 주식의 수익률


최근 환경친화적 성장을 의미하는 녹색성장에 대한 관심이 높다. 지구온난화로 대표되는 세계적 환경문제의 심각성이 부각되면서 유한한 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환경에 부담을 주지 않는 새로운 경제패러다임이 필요하다는 인식에서다.

이러한 인식을 기반으로 각국 정부는 장기적인 산업구조 개편을 염두에 두면서 녹색성장 관련 산업에 직·간접적으로 대대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자료: http://green.korea.kr)



이에 따라 녹색성장 관련 기업들의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데, 이러한 예상은 이들 기업의 주가 상승으로 이어져왔다. 예컨대 미국 독일 영국 등 전세계 21개국을 대상으로 84개 재생에너지 관련 기업의 주가를 분석한 자료(Chia, Goldberg, Owyong, Shepard, and Stoyanov, 2009, 'Is There a Green Factor?' Journal of Portfolio Management)에 따르면 2005년 5월부터 2008년 5월까지 3년동안 이들 기업의 주가는 평균 200%나 상승한 반면 전세계 주가는 50% 정도 상승하는데 그쳤다.

이 자료에 따르면 분석 대상 기업들은 대체로 규모가 작지만 성장 가능성이 높은 성장주들이다. 주식수익률을 설명하는 기존 모형에 따르면 주식수익률은 기업의 크기, 성장성을 나타내는 주식의 장부가 대비 시장가격의 비율 등에 영향을 받는다. 그런데 녹색성장 관련 주식들의 높은 수익률은 이러한 기존 주식수익률 평가모형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와 같이 기존 이론에 의해 주가 상승을 설명할 수 없었던 과거의 예로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까지 인터넷과 정보기술(IT) 관련 주식가격의 상승을 들 수 있다.

이들 주식이 주로 상장된 미국 나스닥의 평균 주가를 나타내는 나스닥지수는 2000년 3월10일 5048.62로 최고조에 달했는데 이는 과거 2년간 약 185% 상승한 결과였다. 이후 나스닥지수는 급격히 하락했고 지난 목요일 현재 1807.72로서 최고가 대비 약 3분의1 수준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많은 인터넷 및 IT 관련 기업이 파산했다. 이러한 예로 웹밴(Webvan)을 들 수 있다. 웹밴은 오프라인 매장 없이 채소를 포함한 식료품을 인터넷으로 주문받고 주문자가 지정한 시간에 배달해준 온라인 쇼핑몰로 1990년대 말에 설립되었다. 웹밴에 투자한 투자자로는 명성이 높은 투자은행(골드만삭스)과 기존 인터넷회사(야후)들이 있었으며 앤더슨컨설팅 회장을 역임한 조지 새힌이 최고경영자(CEO)를 맡았다.


웹밴은 1999년 11월 주식을 나스닥에 상장했다. 상장일의 시초가는 주당 15달러였으나 곧 주가가 상승해 상장일의 최고 주가는 34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오프라인 매장 없이 인터넷 주문을 통해서만 식료품을 배달하는 웹밴의 사업모델은 충분한 수요자를 확보하지 못해 영업에 큰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2001년 7월 파산했다.

앞으로 환경친화적 성장이 필요하고 이를 담당할 기업들이 더욱 주목받을 것이라는 점에는 이론의 여지가 별로 없다. 그러나 과거의 경험은 이들 기업 주가가 계속 상승할 것인가에 대해 보다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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