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 이날 브리핑 이후 조현용 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의 오찬 기자간담회가 잡혀 있었다. 그는 '무거운 짐'을 털어놨다는 듯 편안한 표정이었다. 그런데 이날 간담회에서 그는 진정한 자기반성과 개선 의지를 드러내기 보다는 '남 탓'으로 일관하며 주변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그는 특히 언론사들이 근거 없는 '괴문서'를 바탕으로 자신들의 반론 없이 보도를 한 점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조 이사장은 "발생 초기에 적극적인 대처를 하지 않아 오히려 의혹이 부풀려 지는 결과를 초래한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우리 방침은 잘못된 점은 떳떳하게 밝힌다는 것인데 우리의 해명은 듣지 않고 보도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기자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철도시설공단이 이번 의혹 과정에서 보인 상반된 태도 때문이다. 실제 철도시설공단의 홍보담당자들은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입장을 밝히기보다는 취재진의 전화를 받지 않거나 아예 꺼놓는 식으로 회피하며 빈축을 샀다. 또 일부 언론에서는 철도시설공단이 '거짓 해명'도 서슴지 않고 있다는 보도를 하기도 했다.
또 철도시설공단은 이른바 '괴문서'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은 채 원망만 하고 있다. 괴문서에 대한 강력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이유를 물었지만 조 이사장은 명쾌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결국 철도시설공단 스스로가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또 공단이 언론의 감시·비판 기능을 간과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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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렁해진' 분위기 속에서 조 이사장은 "이번 기회를 통해 많은 점들을 배웠고 또 최선을 다하겠다"며 간담회를 다급히 마무리했다. 과연 그의 말처럼 철도시설공단이 국민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서는 투명한 공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