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한 인플레는 주가상승에 도움"

김상백 레오투자자문 대표 2009.06.11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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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인사이트]"버블붕괴의 추억으로 인플레 강도는 세지 않을 듯"

"적당한 인플레는 주가상승에 도움"


역사는 반복된다고 한다. 사람은 늘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고, 사람이 가지고 있는 속성 자체에서도 패턴이 생겨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역사는 동일하게 반복되지는 않는다. 겉으로는 같아 보이지만 늘 같지만 차이를 가지고 다르게 전개된다.

지금 투자자들이 가장 고민하는 문제는 아마도 미국 달러의 방향성일 것이다. 달러의 방향성에 따라 유가가 왔다 갔다 하고 주식시장이 오르락내리락 한다. 최근 달러 움직임의 시발은 미국 경기침체이고 그로 인한 경기부양자금의 조달이다. 이로 인해 국채발행이 증가하고 재정수지의 적자폭이 확대되면서 미국에 대한 시장의 불신이 증가하고 있고 달러가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달러약세는 유동성으로 인한 인플레 심리와 어우러져 유가를 비롯한 상품가격의 반등을 이끌고 있다. 상품가격의 반등에는 작지만 경기회복에 대한 투자자들의 확신도 어느 정도 묻어 있는 듯 하다.



그럼 유가상승으로 인한 인플레가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을 것인가? 일단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해 보자. 첫째가 인플레의 강도가 어느 정도 강할 것인가? 둘째는 국가별로 어느 정도의 차이를 가지고 인플레가 전개될까? 하는 부분이다.

먼저, 인플레의 강도는 시장이 우려하는 만큼 강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왜냐하면, 상품가격 버블붕괴의 기억을 지워 버리기에는 세월이 너무 짧다는 것이고, 투자자들의 뇌리 속에는 아직도 140불대에서 30불대로 추락하던 유가를 기억하고 있다. 이러한 기억은 과도한 투기를 자제케 할 것이다. 또한, 미국의 재정적자 문제는 미국만의 문제는 아니며, 전 세계의 많은 국가들이 미국과 같이 경기부양을 위해 국채를 발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유가상승의 빌미가 되고 있는 달러의 약세도 제한적일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경기는 최악의 국면에서 벗어나 조금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유가에 불을 붙일 만큼 뜨겁진 않다.

국가별로 놓고 보면, 미국은 아픔이 크지만, 상대적으로 이머징마켓은 인플레의 강도가 심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미국은 달러 약세와 상품가격의 상승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인플레의 고통이 배가되겠지만, 이머징국가들은 상품가격의 상승분을 어느 정도 통화강세로 완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어 인플레의 강도는 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히려 적당한 인플레는 경제회복을 위한 자극제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작년 말은 시스템붕괴와 패닉으로 소비와 재고가 급격히 하락했고 이로 인해 각 기업들의 실적이 최악의 국면을 맞았으며, 올 상반기는 다시 적정한 재고 쌓기가 이어지면서 경기회복의 단초를 마련하였다.


하지만, 소비가 회복되지 않으면 축적된 재고가 소진되지 않아 다시 경기는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지금의 문제는 소비가 회복되느냐이다. 소비가 회복되면 재고가 소진되고, 그러면 다시 판매상들이 재고를 쌓기 위해 구매를 늘리면서 경기는 선순환 사이클로 진입하게 된다.

여기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것은 적절한 인플레이다. 적절한 인플레는 잠재된 소비를 이끌어 내게 된다. 상품가격의 상승이 예상되어지면 소비자는 가격이 오르기 전에 구매하기 위해 행동에 나서게 되고 이는 소비의 증가로 이어지게 된다.



미국은 경기침체의 진원지로서 아직도 넘어야 될 산이 많아 보이지만, 적당한 달러약세와 상품가격의 상승이 진행된다면, 이머징마켓 국가들은 경제에 좋은 영향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이는 세계의 자금들을 미국에서 나와 이머징마켓 국가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게 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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