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6월의 역류' 위기감

머니투데이 이규창 기자 2009.05.30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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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에서 '6월의 역류'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뉴욕 증시가 5월에 소폭 조정을 받을 것이란 예상을 깨고 S&P500지수가 5.3% 상승하는 등 강세를 보였다. S&P500지수는 3월말 저점 대비 36%나 상승한 상태다.

월가에서 통용되는 '5월에 주식을 팔고 떠나라'(Sell in May and go away)는 유명한 격언이 올해는 어긋났지만, 오히려 이 때문에 6월에는 투자자들이 이익을 실현하고 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윈덤 파이낸셜 서비스의 폴 멘델슨 최고투자전략가(CIS)는 "올 들어 지금까지 좋은 성과를 거뒀는데 이를 다시 잃고 싶지는 않다"면서 투자자들이 자금 회수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증시가 극도의 '과매수' 상태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6월에는 거래량이 줄면서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바닥을 다지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S&P의 샘 스토벌 수석투자전략가는 "강세장이 시작될 때 증시가 펀더멘털보다 추가 상승한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회의론자들은 6월엔 상승분에 대한 되돌림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통계를 보면 1990년 이후 S&P500지수는 6월에 평균 0.4% 하락했다. 지난 19년간 4월과 함께 2월, 8월, 9월에는 지수가 하락하는 경향이 높았다.

◇활황기 수준 고평가…달러 하락도 '발목'
증시의 펀더멘털에 대한 불안감도 크다. 일부 전문가들은 경기가 바닥을 쳤다고 가정하더라도 현재 증시의 밸류에이션은 '활황기' 못지않은 수준으로 고평가 되어있다고 지적한다.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다시 상승세를 나타내고 주택 착공 건수가 사상 최저치로 다시 추락하는 등 경기회복 여부도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다. 특히 최근 달러 가격의 하락세가 증시에 새로운 불안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원자재 강세 해석도 엇갈려…국채 홍수로 금리상승 부담



폴 멘델슨은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을 시장이 잘못 해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원자재 강세는 경기회복 징후가 아니라 달러 급락을 예고하는 신호"라면서 미 국채 가격이 하락하면서 증시에도 매도 압력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 재무부가 지난주에만 1000억달러 이상 자금을 국채 발행을 통해 조달하는 등 올해 시장에 쏟아지는 미국 국채 물량은 기록적인 수준이다. 이 때문에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27일 6개월래 최고치인 3.75%까지 상승하는 등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 등 주요 금리의 벤치마크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금융시장에도 불안 요소가 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준 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낮춘 상황에서 국채와 회사채 매입을 통한 유동성 완화가 시중금리를 낮추는 유일한 수단이라는 점에서, 국채 발행량 증가는 금융위기 제 2라운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디시전 이코노믹스의 피에르 엘리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시장에 쏟아지는 국채 물량을 감안하면 미 정부가 시중금리 상승을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현 상태에서 금리 상승을 막으려는 시도는 무모하며 금리의 변동성이 더욱 키우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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