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최대 순익' 왜 삼성화재인가?

머니투데이 김성희 기자 2009.05.09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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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 순익 감소에도 '나홀로' 성장… "이제는 세계로 눈돌릴 때"

삼성화재 (366,500원 ▲9,000 +2.52%)가 사상 최대이익을 내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더욱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기침체를 겪으면서 상당수의 금융회사들이 적자로 전환되거나 이익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결과라 의미가 남다르다.

◇더이상 적수가 없다= 삼성화재 지대섭 사장은 지난 8일 2008회계연도 경영실적 설명회에서 "지난해 598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는데 전년대비 25.6% 늘어난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화재가 지난해 기록한 당기순이익은 역대 사상 최대다. 현대해상을 비롯 동부화재, LIG손보 등 경쟁사들이 모두 전년대비 순익이 줄어든 상황에서 단연 독보적이다.

그 비결에 대해 지 사장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전년도 14.4%에서 16.5%로 2.1%포인트나 개선됐다"며 "외국선진사와 비교해 봐도 돋보이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스위스리의 경우 2007년 ROE는 14.5%로 삼성화재보다 높았으나 지난해 -3.35%를 기록했다. 그나마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 AXA도 2.4%를 기록한 것이 고작이다.

또 자동차보험 부문에서 영업적자를 탈피한 점도 눈에 띈다. 2005~2006회계연도에 매년 1923억원씩 영업적자를 냈던 자동차보험은 2007회계연도에 604억원으로 적자규모가 줄더니 2008회계연도엔 135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지 사장은 자산부채간 이차마진이 증가한 것도 원인이라고 밝혔다. 장기보험과 연금보험에서 2007회계연도에 50bps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94bps로 44bps나 개선된 것. 또한 채권 신규투자를 통해 보유이원도 높였다. 지난해 8월 5.31%를 기록했던 보유이원은 올 3월 5.60%로 29bps나 상승했다. 채권듀레이션도 지난해 8월 3.88년에서 올 3월 4.23년으로 0.35년 늘어났다.


고정이하 무수익여신(NPL)도 0.3%로 업계 최저수준을 유지했고 지급여력비율도 올 3월말 현재 374.8%로 양호하다.

◇수익성이 우선= 지대섭 사장은 최근 바람이 불고 있는 독립대리점(GA) 채널에 무심하다.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다른 손보사들이 GA를 적극 활용해 매출 신장에 나서고 있는 것과 반대모습이다.



지난 한해동안 현대해상은 11.2%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동부화재와 LIG손보는 각각 9.0%, 8.9% 증가했고, 메리츠화재는 14.3%나 성장했다. 반면 삼성화재는 6.4% 신장에 그쳤다.

지 사장은 "GA를 통한 신계약은 한달에 1억원밖에 안된다"며 "대부분이 전속 설계사와 대리점을 통해 신계약 영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가 GA채널을 소홀히 하는 이유는 수익성이다. 지 사장은 "GA를 통해서 상품을 팔려고 해도 경쟁사와 똑같은 형태의 상품을 만들지 않으면 안된다"며 "그러나 그런 상품은 우리가 설계사나 대리점 조직을 통해 판매하는 상품보다 담보조건이나 언더라이팅 등이 약하기 때문에 판매할 수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어떤 채널이든지 수익성을 전제로 하지 않는, 매출만 올리는 영업은 하지 않는다"며 "GA도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취급하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올 들어 설계사조직을 1만명 가량 늘리기로 한 것도 GA보다는 설계사, 대리점 등 대면조직을 늘려 이에 대응하는 것을 택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모든 손보사가 온라인 자동차보험 시장에 직·간접적으로 진출할 때도 삼성화재는 오프라인 판매를 고집했다. 따라서 삼성화재가 올 3월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인터넷 자동차보험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지 주목된다.



◇이제는 세계로= 국내 손보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인 삼성화재도 세계 무대로 나가면 한없이 작아진다. 매출 10조원인 현재 기준으로 볼 때 삼성화재는 세계 29위를 달리고 있다. 무엇보다 해외에서 거둬들이는 매출이 전체의 2% 수준에 불과하다.

지 사장은 세계 29위인 삼성화재를 2020년엔 세계 10위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2015년에 매출 20조로 세계 15위가 된 뒤 2020년엔 세계 10위로 도약하는 등 글로벌한 보험사가 되겠다"며 "이를 위해선 해외진출이 필수"라고 말했다.

삼성화재는 우선 관계사와 한국계 협력사 물건에 대한 기업보험을 중심으로 해외진출을 확대한 후 로컬 기업성 물건과 개인보험 시장진출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해외매출 비중도 2015년엔 15%까지 늘릴 예정이다.



제대로 된 글로벌한 금융회사 하나 없는 국내 현실을 감안하면 현실성이 떨어져 보이기도 한다. 이와 관련 지 사장은 "다른 금융권은 힘들더라도 보험분야에서는 세계적인 회사를 육성시킬 수 있다고 본다"며 "우리의 경쟁력이 현지에서도 통한다면 불가능하다고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삼성화재는 이미 사무소를 개설한 싱가포르에 이어 인도와 브라질에서도 사무소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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