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버스전용차로 시행 전 시간인데도 달리는 차가 없으면 잘 안나간다. 그러다 누군가 전용차선으로 튀어나가면 우르르 들어간다. 4차선의 경우 가변차로제가 실시되는 경우가 많은데 역시 파란불이 들어와도, 속도가 떨어져도 들어서는 차들이 적다. 물론 누군가 앞서 변경하면 뒷차들이 잇따라 들어선다.
사람이 하는 모든 것이 이같은 본성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어쩌면 정보부족보다는 사람이 가진 한계나 본성 때문에 제대로 된 판단을 못하는 게 더 많지 않을까.
보호본능은 종족우상에 가깝고 군집본능은 시장우상에 가까운 듯하다. 특히 지능과 감정이 고도로 발달된 인간은 스스로를 높이고 존경ㆍ사랑을 받으려는 자존본능도 강하다. 투자해서 잘되면 내가 잘한 것으로 생각하고, 잘못되면 운이 나빠 그런 것으로 위로한다.
그리고 투자해서 돈을 벌었을 때 기쁨보다 돈을 잃었을 때 실망과 고통을 더 크게 느낀다. 경제심리학자들이 연구한 바에 따르면 100만원을 잃었을 때 고통이 100만원 땄을 때 기쁨수치의 약 2.5배다. 그래서 사람들이 딴 것은 참지 못하고 팔고 잃은 것은 고통의 현실화가 싫어 계속 들고 있다가 더 당하는 것일 게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존 템플턴, 벤저민 그레이엄 등 투자대가들이 한결같이 말한 금과옥조는 '패닉일 때 사고 유포리아가 넘칠 때 팔라'는 것이다. 아시겠지만 실천이 쉽지 않은 명제다.
본능을 거스르는 일이라 그렇다.
폭탄이 사방에서 터지는 마당에 망태들고 헐값이 된 주식을 주워모으는 것은 분명 간큰 일이다. 그리고 낙관이 넘실거리고 주가가 세상을 삼킬 듯 오를 때 눈 질끈 감고 일어서는 것은 큰 용기를 필요로 한다.
그러나 어쨌든 시장은 또 대가들의 격언이 맞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경제학 대가조차 대공황보다 더 큰 위기라고 해서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이번에는 들어맞지 않을 것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대가의 입에서조차 `주식의 종언'이 나온 그 순간 시장은 보기좋게 올랐다. 이제 공짜나 다름없는 주식은 없어졌고 비싸게까지 느껴지는 시점이다.
주식시장은 지금도 묻고 있다. 확실한 750만원을 보너스로 받겠습니까, 아니면 1000만원을 딸 확률 75%를 가지겠습니까. 반대로 확실히 750만원을 잃겠습니까, 아니면 1000만원을 잃을 확률을 75% 갖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