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장들 "회복 언급할 때 아니다"

머니투데이 이새누리 기자 2009.04.13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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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긴급 설문 "내년 상반기돼야 경기회복 본격화할 것"

"낙관론이냐 신중론이냐."

최근 주가와 환율 뿐 아니라 각종 경기지표에 봄햇살이 비추면서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널 끝에 온 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살아나고 있다. 하지만 금융시장 현장을 챙기는 시중은행 수장들은 아직 경기 회복을 말할 때가 아니라면서 신중론에 무게를 실었다.

주요 은행장들은 13일 머니투데이 긴급 설문에서 최근 경기가 바닥을 치고 반등할 거라는 시장의 기대에 대해 "경기 회복을 언급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경기 회복 언급 이르다"=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경기선행지수 등 경제 지표의 반등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절대 수치는 아직 큰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며 "아직 기업 구조조정도 진행 중이고 가계 신용위험도 여전하기 때문에 좀더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백순 신한은행장은 일시적인 회복세에 대해 "지난해 하반기 이후 경기급락에 대한 기술적 반등 측면이 강하고 미 은행권의 부실과 자동차업계 파산가능성 등 대외여건이 불확실하다"며 "경기회복에 대한 신중론이 보다 타당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종휘 우리은행장도 경기지표 호조는 기술적인 반등의 성격이 크다고 해석했다. 하지만 그는 "경상·무역수지 흑자전환 등 좋은 신호들은 폭발적인 경기추락을 막는 방파제 역할을 하기 때문에 국민들의 사기를 북돋울 수 있다"며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풀이했다.

김정태 하나은행장은 "지금 회복조짐이 위기의 끝을 의미한다고 보기 힘들다"며 "다만 지금의 회복을 낙관하진 않으면서도 중장기적인 체질 전환의 계기로 적극적을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기업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역설한 민유성 산업은행장도 앞서 "기업들이 시장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구조조정을 늦추는 것을 경계한다"며 "우리는 미국, 유럽과 달리 금융시장의 붕괴가 없어서 체감하는 어려움이 낮을 수 있기 때문에 빨리 낙관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회복은 내년 상반기부터"= 이들 은행장은 대부분 경기 회복이 본격화하는 시점을 내년 상반기로 전망했다. 관건은 구조조정이 얼마나 원활히 진행되는지 여부다.

강정원 행장은 "올해 2, 3분기 중에 구조조정이 어느 정도 진행되고 4분기 이후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 같다"며 "내년 상반기 이후에 회복세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회복되더라도 위축됐던 경제가 일정하게 활기를 찾는 수준이라는 얘기다.



김정태 행장과 이종휘 행장도 내년 상반기를 터닝포인트로 잡았다. 김정태 행장은 "통상 금융위기시 정상화에 걸리는 기간이 3년인 점과 국내외 경기부양 정책 효과가 올해 하반기 이후 나타날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종휘 행장도 "기업구조조정의 가시적인 성과가 끝나는 내년 이후 완만하게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백순 행장은 "추가적인 경기 급락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수출경기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올해 3분기까지는 하강국면이 지속되겠지만 올해말 또는 내년 이후에 회복 조짐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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