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엔 차익실현..급등후 조정 불가피"

조병문 K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2009.04.08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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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인사이트]"은행ㆍ건설ㆍ증권 등은 이미 과열국면"

"4월엔 차익실현..급등후 조정 불가피"


최근 코스피는 3월3일 저점을 기준으로 27% 상승했다. 그런데 한국만 상승한 것은 아니다. 같은 기간 전 세계적으로 평균 19% 상승했다. 물론 한국이 초과 상승했다. 초과 상승한 이유는 원/달러 환율이 하락 안정되면서,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리스크 프리미엄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업종별 상승률 상위는 건설업 43%, 증권업 42%, 은행업 40% 등 전통적으로 유동성 장세에서 초과 수익을 내는 업종들이 이번에도 주식시장 상승을 선도했다. 필자 역시 3월엔 편하게 은행주에 투자할 것을 추천했었는데 다행이다. 하지만 3월은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이며, 4월 초순에서 코스피의 운명을 다시 예측해 보자.



코스피를 추정하는데 있어 설명력이 높은 변수 중 하나는 신용스프레드와 원/달러 환율이다. 특히 2008년 9월 15일 리먼브라더스가 파산된 이후 주가설명력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변수는 원/달러 환율이다. 현재 원/달러 환율을 기준으로 예상 지수는 1,320포인트이다. 물론 최근 경기선행지수가 전년동기 대비 15개월만에 상승추세로 전환했으며, 경상수지가 흑자를 기록하는 등 코스피를 예측하는데 있어 과거 설명력이 높았던 지표들이 다시 개선되기 시작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1,300포인트에서 추가 상승은 가능할 수 있다.

다만 4월에도 3월처럼 큰 폭 상승하는 주식시장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왜냐하면 최근 주요 업종별 주가 상승속도가 펀더멘털 개선속도에 비해 과하다든지, 밸류에이션이 부담되는 수준까지 왔기 때문이다.



상승률 1위 건설주부터 살펴보자. 최근 유동성 장세에서 고베타 주식의 특징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다만 건설업 펀더멘털 개선의 열쇠를 쥐고 있는 주택가격에 대한 향후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최근 단기 급등으로 대형 5개 건설사 평균 PER(주가수익배율)은 13.5배까지 상승했다. 그런데 13.5배는 건설주 랠리 시기이자 코스피가 2,000포인트를 상회했던 2007년 하반기를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편 유동성 장세와 관련해 고객예탁금은 최근 1개월 사이 10조원에서 14조원으로 증가했다. 일일 주식거래대금 역시 5조원에서 10조원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시가총액 회전율, 예탁금 회전율과 같은 지표가 최근 지난 10년 동안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 역시 간과해선 안 된다. 즉 주식시장에 단기 과열의 징후가 발견되고 있다는 점에서 증권주 역시 추가 매수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은행업의 경우 1분기 실적은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주요 지표들이 악화되어 발표될 전망이다. 물론 은행업이 어렵다는 것은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익숙한 뉴스이다. 하지만 그래도 전통적으로 실적시즌에 실적이 안 좋은데 주가가 상승한 경우는 많지 않다. 구체적으로 1분기말 은행들(상장은행 7개 기준) 연체비율은 1.25%로 전분기말 대비 36bp 큰 폭 상승했다. 1분기 NIM(순이자마진)은 2.22%로 전분기 대비 31bp 큰 폭 하락했다. 이런 숫자들이 보도되기 시작하면 은행주는 추가 상승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


아울러 서두에서 언급한 건설업, 증권업, 은행업과 비교시 상승률은 앞서지 못했지만, 그래도 같은 기간 27% 상승하면서 코스피를 이끌었던 업종이 삼성전자, LG전자로 대표되는 IT다. 반도체를 예로 들면, 현재 DRAM 재고조정 과정을 거쳐 4분기에 DRAM이 공급부족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는 전망이 최근 주가 상승 이유 중 하나이다. 이에 따라 하이닉스 주가는 최근 1개월 동안 70% 급등했다. 그런데 지금부터 주가는 턴어라운드 자체보다 턴어라운드 속도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판단한다. 왜냐하면 재고조정이 적어도 3분기까지는 진행돼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주가상승률이 너무 과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3월에 주식시장 상승을 주도했던 건설업, 증권업, 은행업, 그리고 코스피에 항상 일정 역할을 하는 IT 업종을 통해 살펴본 4월 주식시장은 밝지만은 않다. 따라서 3월에 수익률 게임을 즐겼다면, 4월엔 차익 실현에 치중할 것을 추천한다. 즉 자동차로 이야기 하면 초행길, 안전운전, 과속길 등 3가지 주행모드 중 안전운전 모드로 전환해야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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