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금융사 역마진 피하려 회사채 매수 확대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2009.04.07 16:08
글자크기

저축銀·신협등 고금리 예금받고 고수익 투자 늘려

상호저축은행과 신용협동조합 등 제2금융권이 회사채 매수에 팔을 걷었다. 지난해 말 높은 예금금리를 발판으로 시중 자금을 끌어들였으나 기준금리가 떨어지자 역마진을 피하기 위해 신용등급이 낮은 고금리 회사채 투자를 확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장외 채권시장에서 기타법인으로 분류된 상호저축은행과 신용협동조합, 상호금융(농협·수협·축협) 등은 이달 들어(6일 현재) 회사채 1927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는 투신사의 순매수액인 2029억원 다음으로 큰 규모다. 은행은 기타법인보다 조금 모자란 1914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기타법인은 신용등급 'A+' 이하 비우량 회사채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기간 기타법인은 1277억원 순매수해 투신사(1502억원)의 뒤를 이었지만 은행(703억원)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더구나 회사채 매입을 목적으로 한 '채권시장안정펀드'를 운용하는 투신사와 버금가는 매수액을 기록했기 때문에 최근의 회사채 금리 하락을 주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타법인의 비우량 회사채 투자는 연초 이후 두드러졌다. 기타법인은 1월말 A+급이하 회사채를 7483억원 순매수했고 2월말 1조5518억원, 3월말 951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기간 은행과 투신사의 순매수 규모는 기타법인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제2금융권은 지난해말 이후 수신액이 늘었고 이 기간 회사채 매수 규모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궤를 같이 했다. 높은 수신금리를 충당하기 위해 더 높은 투자 수익을 찾았다는 얘기다.

실제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1월말 현재 상호저축은행의 수신액은 62조5544억원으로 전달 60조8977억원보다 1조6567억원(2.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상호금융과 신협도 수신액이 각각 4151억원, 1325억원 늘었다.

반면 시중은행은 1월말 수신액이 673조3407억원으로 지난해말 675조2047억원보다 1조8640억원 줄었다.


윤여삼 대우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지난해 10월부터 기준금리를 내리자 시중자금이 고금리를 좇아 은행에서 2금융권으로 옮겨갔다"며 "저축은행과 신협 등은 금리가 빠르게 하락하자 종전에 고금리를 줘야 하는 수신액을 운용하기 위해 적어도 연 8%이상 투자처를 찾아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A급 회사채에 투자를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기타법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A급 회사채 금리가 하락세를 탔지만 최근 국고채 금리가 오르면서 국채로 자금이 재차 이동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신동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타법인의 매수로 회사채 금리는 떨어지는 데 국고채는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따른 발행물량 부담으로 금리가 오르면서 신용 스프레드(회사채와 국고채간 금리차)가 축소되고 있다"며 "국채 3년물과 5년물 금리가 각각 4%와 5%까지 웃돌 경우 회사채 매력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기타법인의 매수 여력도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