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박연차 리스트 파장, 4·29 재보선으로 내부 갈등
-강경모드로 내부 분쟁에서 시간벌기?
내부 분쟁이 났을 때 적이 쳐들어오면 오히려 반갑다. 특히 카리스마가 약하고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지도자는 대화와 타협보다는 적진 돌격을 선택하고픈 유혹을 느낀다. 소모적인 내부 분쟁에 빠지느니, 차라리 적과 교전을 벌여 시간을 버는 게 낫다.
박연차 리스트 파장, 4·29 재보선 등으로 두 당이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양쪽 모두 '교전을 통한 시간벌기'에 골몰하는 모습이다. 결국 4월 임시국회는 또다시 파행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홍 원내대표는 "1월 폭력국회 때문에 처리하지 못한 법안들을 이번에는 반드시 표결처리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최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에서 한나라당 단독으로 주택공사와 토지공사의 통폐합을 통과시킨 데 반발해 전체 상임위 일정협의를 전면 중단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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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3일 "야당을 무시하고 날치기하는 작태가 근절되지 않는 한 법안 심사에 협조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이 없는 한 정상 절차를 밟을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못박았다.
홍 원내대표와 원 원내대표는 이번 국회에서 원내대표 임기가 끝난다.
여야는 4·29 재보선을 앞두고 심각한 내부 갈등을 겪고 있다. 홍 원내대표는 경주 재선거에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친박 성향의 정수성씨 사퇴종용 건에 휘말린 상태. 박근혜 전 대표는 이에 대해 "우리 정치의 수치"라고 발언하며 정씨의 손을 들어줬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도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강력한 '배수진'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개혁공천'을 이유로 정 전 장관의 전주 덕진 출마를 원천봉쇄하려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고 있다. 미국 생활을 접고 귀국한 정 전 장관은 재기를 위해 '작지만 확실한 발판'을 마련하는 데 골몰하고 있다. 정 대표 입장에서는 또 당내에서 '반 정세균 정서'가 확산되며 의원들이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어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 연말 여야는 회기 내내 정쟁을 벌인 끝에 마지막 본회의날에 무려 100여개 법안을 벼락치듯 통과시켰다. 그 과정에서 쟁점 법안들을 계속 다음 국회로 미뤄왔고, 이번 국회에서 여야가 다시 전투모드에 돌입함에 따라 재차 파행 가능성이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