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의 봄' 통계지표는 알겠지

강기택 기자, 이학렬 기자 2009.04.03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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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회복 조짐 속 정부 이달말 성장 전망치 상향

한국경제가 봄을 맞이할 것인지 혹은 반짝 개선된 듯이 보였다가 '잔인한 달'로 되돌아 갈 것인지를 놓고 논란이 분분하다.

금융위기의 촉발지인 미국의 경제지표가 호전되고 최근 발표된 한국의 경제지표도 일부 회복 조짐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 정부는 이달말 공식적인 경제성장 전망치를 플러스로 상향하겠다는 입장까지 밝혔다. 그러나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하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지난 1일(현지시간) 발표한 올 2월 잠정주택판매지수는 82.1로 전월(80.4)에 비해 2.1% 상승세로 돌아섰다. 같은 날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가 공개한 올 3월 제조업 지수도 전월 35.8에서 36.3으로 소폭 개선됐다.



한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 회복의 가장 중요한 관건인 미국의 부동산 시장과 실물 경기가 되살아나고 있는 징조를 보이고 있는 것.

선행지표인 증시도 상승세를 나타내 뉴욕증시의 S&P500지수는 지난달 9일 이후 14 거래일동안 23% 급등하며 1938년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도 "금융 회복의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며 긍정론을 피력했다.



한국의 경기지표도 개선 징후가 포착됐다.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산업동향 중 광공업생산은 전년 동월에 비해 10.3% 감소했지만 1월보다 6.8% 늘어나며 2개월 연속 늘어 증가세를 이어갔다. 경기선행지수 전월비는 0.5% 올라 15개월 만에 플러스로 반전됐다.

3월 무역흑자는 46억 달러를 넘어서며 월단위로는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의 3월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2월보다 14포인트 뛰어 통계작성 이후 최대 폭을 기록했다.

소비도 회복세를 보였다. 2월 소비재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6.2 감소했다. 그러나 전월 대비로는 내구재와 비내구재를 중심으로 5.0% 증가해 1998년 2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다.


금융시장도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다. 외국인들이 3월 장외 채권시장에서 2조1000억원을 넘는 채권을 매수하며 3월 위기설은 사라졌고 환율은 2일 1334.5원으로 45원(3.26%) 급락했다. 코스피지수는 3.54% 급등하며 1276.87을 기록했다.

올해 -2%의 성장률을 제시한 정부는 성장 전망치 상향을 언급했다. 허경욱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일자리 나누기와 추가경정 예산안 등으로 경제가 좋아질 소지가 분명히 있다”며 “정부의 공식적인 전망치를 4월말에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추경의 국회 통과를 전후로 전망치를 수정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추경예산이 규제완화 및 민간투자 확대 등을 합쳐 2%포인트 가량 성장률을 높일 것으로 예상한 것을 감안할 때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바뀔 전망이다.

전문가들의 견해는 엇갈리고 있다.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한국경제가 경기급락세가 진정되면서 바닥을 다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U자형 상승을 할 것”이라며 낙관적인 견해를 밝혔다.

반면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본부장은 "일부 지표들이 전월대비로는 조금 개선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전년 동기대비로는 여전히 마이너스"라며 "경기가 바닥을 찍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기저효과로 인한 착시현상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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