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어떻게 이런 일이"…친이·친박 뇌관 되나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09.04.01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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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재·보선 정수성 예비 후보 사퇴 논란 확산

예상했던 대로 경주가 문제다. 4·29 재보선을 앞두고 경주 지역을 둘러싼 한나라당 내 친이(친 이명박)·친박(친 박근혜)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일 경주지역 재선거를 두고 직접 친이계를 비판하고 나서 지난해 4월 총선 때와 같은 친이·친박간 극한 대립이 재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에 참석하기 앞서 기자들과 만나 경주 지역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친박 정수성 예비후보에 대해 친이계가 사퇴를 종용한 것과 관련, "저도 (언론을) 보고 알았다"며 "사실이라면 이번 사건은 우리 정치의 수치"라고 말했다. "이런 일이 어떻게 있을 수 있느냐"고도 반문했다.

박 전 대표는 그러나 이번 발언이 무소속 후보 지원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지적에는 "그런 것은 아니다"며 "그렇다면 이것이 옳은 정치라고 생각하느냐"며 원칙적 문제제기임을 분명히 했다.



논란은 정수성 예비후보가 이상득 의원측에서 후보 사퇴를 종용했다고 밝히면서 시작됐다. 정 예비후보는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상득 의원이 이명규 의원을 만나보라고 연락해 지난 29일 저녁 경주 일식집에서 만났다"며 "이 의원이 그 자리에서 후보 사퇴를 권유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명규 의원은 이날 "만난 것은 맞지만 사퇴를 종용했다면 자리를 준다든가 약점을 잡아 구속시킨다고 해야 하는데 그런 게 전혀 없었다"며 사퇴 종용 의혹을 일축했다. 이 의원은 "정 예비후보가 당선되든 떨어지든 박 전 대표에게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이상득 의원도 "정 예비후보가 먼저 만나자고 요청해 무슨 얘기를 하는지 들어보라고 (이명규 의원을) 보냈을 뿐"이라며 "이 의원이 사퇴를 압박한다고 육군대장 출신에게 압박이 되겠느냐"고 해명했다.


하지만 박 전 대표가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섬에 따라 이번 논란이 쉽게 수그러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친박측 인사는 "박 전 대표도 지적했지만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며 "사실이라면 절대 가볍게 처리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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