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전 의원의 블로그 '우상호의 정치브리핑'(위)과 최재천 전 의원의 블로그 '최재천의 솥단지정치'.
지난해 총선에서 배지를 잃고 더이상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마이크를 잡을 수 없는 '전직' 신세가 됐지만 대신 블로그에서 연일 날카로운 브리핑과 논평을 쏟아내며 네티즌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우 전 의원은 '정치브리핑'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색다른 시각으로 정치 현안을 해설하고 자신의 체험담을 통해 글에 풍성함을 더하고 있다. 1일에는 '검은돈'을 받은 정치인들이 어떤 방식으로 그 돈을 쓰는지 분석한 '정치인은 어디에 돈을 쓸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문제는 정치 자금을 받아서 부동산을 사거나 혼자 묻어두는 '김장독형'이다. 우 전 의원은 "이들은 정치세계에서도 배척받고 감옥을 가도 동정 여론이 별로 없다"고 촌평을 달았다.
우 전 의원은 지난달 31일에도 정치인과 돈을 주제로 글을 풀어냈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연일 정치권 이슈로 등장하고 있는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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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전 의원은 '정치인에게 돈 주는 기술'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정태수 한보철강 회장의 정치인 로비에 얽힌 '뒷담화'를 풀어놨다. 우 전 의원은 "정 회장은 정치인으로 하여금 돈에 영혼을 팔도록 만드는 귀재로 돈을 주는 기술로는 역대 최고로 뽑힌다"고 지적했다.
우 전 의원은 흥미 위주로 글을 풀어가면서 진정 하고 싶은 이야기를 곁들인다. 우 전 의원은 이 글 말미에서 "집권 후 1년 이상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세력 욕보이기에 전념하는 것이 이명박 대통령식 국민통합이며 한나라당식 경제살리기인가 개탄하는 사람이 많다"고 꼬집었다. 현직 대변인 시절 논평을 기억하게 하는 글귀다.
최 전 의원이 운영하는 블로그 '솥단지정치'는 다채로운 면이 있다. 이 블로그는 신문기사들을 통해 색다른 관점의 문제의식을 제기하는 '생활정치일기'를 비롯해 '독서일기' '신변일기' '글말정책' 등으로 구성돼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현실정치를 입체적으로 분석, 비평하는 '시사큐비즘'이다. 이 코너는 한 인터넷매체의 블로그에서도 별도 운영되고 있다.
최 전 의원은 지난달 30일에 '이재오의 '공항정치'는 성공했나'라는 글을 올려 한 거물급 정치인이 이중적인 태도로 보여주기식 정치를 했다고 비판했다. 이재오 전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지난달 29일 지지자들의 환영행사 없이 귀국하면서 "공항정치의 구태를 깨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한 대목에 대해 '티저광고'에 불과하다고 비판한 것.
최 전 의원은 "조용히 들어왔지만 국민들의 관심을 끌 수 있어 성공했다는 정치적 의도를 스스로 확인하고 있다"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모았기 때문에 오히려 이재오식 '공항정치'는 부분적으로 성공했다"고 밝혔다.
또 "그동안 귀국 일자와 권력관계 재편에 대한 추측기사를 끊임없이 생산케 했다"며 "이재오식 공항정치를 굳이 정치캠페인에 비유하자면 '티저광고'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최 전 의원은 2009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에 출전했던 한국 야구 대표팀이 누적된 피로에도 불구하고 청와대 오찬에 '끌려간' 일을 지적하며 스포츠와 정치의 관계를 되짚어 본 흥미로운 글을 올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