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월가CEO "경제회생 협력" 합의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9.03.28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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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백악관 회동, 어떤 말 오갔나-"구제방안 지지, 보너스 잘못"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JP모간, 골드만삭스, 씨티그룹 등 월가 대형 은행의 최고경영자(CEO)들이 경제회생을 위해 협력하기로 입을 모았다.

규제강화와 거액보너스 환수, 구제자금 지원방안 등을 둘러싸고 월가와 오바마정부간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는 가운데 처음으로 이뤄진 오바마-은행장 회동은 워싱턴과 월가의 의사소통 구조를 열었다는 점에서 일단 성공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는 진지한 토론이 이뤄지지 않은채 의례적인 '미디어용 행사'에 그쳤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 오바마 "생산적...대화 통로 유지 희망"



2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진행된 회담은 다음주 런던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담 참석차 출국하는 오바마 대통령이 G20 회담에서 거론될 금융구제 강화와 통화완화 정책 등에 대해 월가의 견해를 듣고 이해를 구하는 형식을 빌어 이뤄졌다.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은 회동이 끝난뒤 "오바마 대통령은 회담이 매우 즐겁고 생산적이었으며 앞으로도 월가와 의사소통 채널을 유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백악관측은 이날 회담이 특정 이슈나 개별 금융기관에 대해서가 아니라 금융시장 안정, 기업 및 소비자 대출 확대, 규제 강화 등에 대한 논의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비공개로 이뤄진 이날 회담에서 대형 은행 CEO들에게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한 정부의 계획에 협조해줄 것을 요청했다. 또 '보너스 잔치'에 쏟아지는 납세자들의 분노를 가라앉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경제를 정상화시키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이해를 떠나 우리 모두가 대승적인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은행장들에게 말했다.



깁스대변인은 "금융시장이 국민을 위해 재작동될 수 있도록 안정시키기 위한 올바른 해법을 찾는 것 이외의 토론주제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토론 주제로는 주택차압방지 대책, 금융시장 규제강화, 월가 경영진 보너스 등이 다뤄졌다고 말해 민감한 이슈도 거론됐음을 확인했다.

그는 "어떤 합의도 이뤄진 바는 없으며 모임 자체가 의미가 있는 것"이면서도 "은행장들이 금융시장 감독시스템을 재정비하는데 동의했다고 말할수 있다"고 덧붙였다.

◇ 월가 CEO "정부정책 지지, 보너스 잘못"..감독 강화 완곡한 우려도



월가 CEO들도 회담을 마친뒤 경제 회생을 위한 정부정책에 적극적으로 협력할 의사를 밝혔다고 밝했다.

존 코스키넨 프레디 맥 회장은 "참석자 모두가 대통령과 정부의 금융시장 구제방안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재무부가 발표한 1조1500억달러 규모의 금융시장 구제 세부방안에 대해 은행장들은 긍정적인 평가를 전달했다. 뉴욕맬런은행의 로버트 켈리 회장은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더 알아봐야 하지만 매우 고무적인 첫단계라고 생각하며 금융기관들이 매우 높은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월가 보너스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회장은 "월가의 보상체계는 지나친 것(went too far)이었으며 은행들은 이 분야에서 많은 실수(mistake)를 저질렀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하원이 최근 통과시킨 90% 세금부과안은 구체적으로 논의되지 않았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그러나 최근 진행되고 있는 감독강화 논의에 대한 완곡한 우려 표명도 없지 않았던 것으로 관측된다. 감독강화 원칙에는 찬성하지만 감독은 일관성 있게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코스키넨 프레디 맥 회장은 "어떤 규제가 됐든 신속히 이를 알수 있어야 하며 규제는 예측가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담에는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 발레리 자렛 수석보좌관, 서머스 위원장 등 정부 인사들이 참석했다.



금융업계 대표로는 씨티그룹의 비크람 팬디트, JP모간체이스의 제이미 디몬, 골드만삭스의 로이드 블랭크페인을 포함해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웰스파고 등 15개 은행의 CEO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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