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평채 주관사, '리먼' 자리 누가 채우나

더벨 이승우 기자 2009.03.11 14:40
글자크기

IB간 물밑 작업 '치열'..다른 주관사들은 유임될 듯

이 기사는 03월10일(10:33)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정부가 외화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이하 외평채) 발행을 재추진하면서 지난 해 주관사로 선정된 이후 파산 보호신청을 한 '리먼브러더스'의 빈자리를 누가 채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기존에 선정한 주관사들을 유임시킬 예정인 가운데 리먼은 제외시키는 쪽으로 계획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리먼을 인수한 노무라가 발빠르게 움직이는 가운데 도이체와 씨티 등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8월 외평채 발행을 위한 주관사로 골드만삭스와 리먼브러더스·바클레이즈·UBS·HSBC·삼성증권을 선정했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삼성증권이 선정되면서 업계에 신선한 돌풍을 일으켰다. 정부 외평채 주관사를 따내기 위해 쟁쟁한 해외 IB들 사이에서도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는데 해외 채권 주선 경험이 많지 않는 삼성증권이 발탁됐기 때문이다. 외평채 주관사가 되면 IB들의 국제적 인지도를 더 높이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자문사들이 지난 10월 외평채 발행을 위해 홍콩과 미국 로드쇼를 나간 사이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 보호 신청을 하면서 딜(Deal)은 깨졌다. 이후 리먼 브러더스 아시아 파트는 노무라가 인수했고 외평채 주관사로 참여했던 인원 대부분도 노무라로 이동했다.

일각에서는 리먼을 대신해 노무라를 외평채 주관사로 선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실제 노무라는 지난 달 27일 정부와 공사·국책은행 등에게 일본 IR을 주선하는 등 외평채 주관사를 따내기 위한 물밑 작업을 적극적으로 벌였다.


하지만 최근 좋지 못한 시장 여건을 감안해 투자자를 잘 모을 수 있는 씨티와 도이체 등이 부각되고 있다.

기획재정부 한 관계자는 "투자자를 많이 모으는 게 관건이어서 실력 있는 주관사를 두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가 서둘러 외평채 발행에 나설 경우 주관사 재선정의 절차가 생략돼 그동안 치열한 경쟁을 벌이던 IB들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지난 해 선정한 주관사를 바꾸거나 새로운 주관사를 추가할 경우 외평채 주관사 선정위원회의 심의를 다시 거쳐야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외평채 발행을 위한 구체적인 일정을 잡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지만 발행을 다소 서둘러야 할 상황이다. 최근 외환시장 개입과 은행 외화 유동성 지원으로 외화표시 외평기금이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는데다 피치와 무디스 등 국제 신용평가기관들이 국가 등급을 낮출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피치는 지난해 11월 우리나라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추면서 향후 등급 하락 가능성을 시사했다. 등급 하락은 발행금리 상승으로 직결된다.

외국계 IB 관계자는 "1분기내 외평채 발행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본다"며 "주관사 재선정하는 등의 절차 등으로 시간을 소요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윤경 기획재정부 국제금융 과장은 "외평채 발행 일정과 주관사 선정 등 외평채 발행과 관련해 결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