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세 청년, 880억 미래에셋타워 샀다

머니투데이 원정호 기자 2009.03.03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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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대치동 미래에셋타워 A동 전경↑강남 대치동 미래에셋타워 A동 전경


청년 온라인게임 사업가가 강남 미래에셋타워를 880억원에 인수해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부동산펀드나 법인이 아닌 개인이 강남 대형 빌딩을 매입한 사례는 이례적인 일이다.

3일 미래에셋과 부동산 투자자문사들에 따르면 허민 전 네오플 대표(33)와 미래에셋캐피탈은 최근 서울 대치동 미래에셋타워 A·B동 2개동을 매각·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허 전 대표는 장부가액 305억원인 이 건물을 885억원에 매입하기로 했다. 소유권 이전은 3월말 잔금 납부 이후 이뤄진다. 미래에셋타워 A동은 지하 5층 지상 20층 연면적 1만8000㎡ 규모이며 별관격인 B동은 지하 4층 지상 6층 4900㎡ 규모다. 3.3㎡당 매매가는 1350만원 선으로 이는 지난해 7월 강남업무지역(GBD) 최고 매매가(2200만원) 대비 40% 이상 하락한 것이다.

지난 2001년 성신양회로부터 이 건물을 인수한 미래에셋캐피탈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최근 매각을 추진해왔다. 이 과정에서 유명 스크린골프방 체인업체가 B동 매입을 희망했지만 미래에셋측은 2개동 매입 조건을 내세운 허 전 대표에 넘겼다는 후문이다.



허 전 대표는 자신이 창업한 네오플을 지난해 7월 넥슨에 매각해 대박을 터뜨렸다. 네오플은 2001년 설립된 온라인게임 개발 전문 업체다. 대표 게임인 '던전앤 파이터'는 2005년 8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동시접속자수가 15만명을 돌파하는 등 최고 인기게임으로 자리 잡았다. 2007년 기준 네오플의 매출은 448억원, 영업이익은 331억원이다.

허 전 대표는 창업 이전부터 서울대 야구부 출신의 비운동권 총학생회장으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2004~2005년 미래에셋타워에서 네오플 사무실을 임차하면서 이 건물과 인연을 맺었다.

업계 관계자는 "테헤란로 삼성역에 위치한 미래에셋타워는 지리적 요건이 좋은데다 우량 임차인이 사무실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고, 공실률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투자용이나 실수요용 모두 적합한 물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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