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건전성 잣대 'TCE' 급부상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2009.03.02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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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TCE와 유사한 '단순자기자본비율' 6.23%

세계 최대 금융그룹이던 씨티그룹이 사실상 국유화된 가운데 미국 주요 상업은행의 건전성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기본자본비율(Tier1)보다 '유형자기자본'(TCE·Tangible Common Equity)비율이 더 적합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미 재무부가 앞으로 TCE로 은행의 건전성을 평가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은행의 건전성은 통상 대출을 비롯한 위험자산이 안전한 자산, 즉 자기자본에 비해 어느 정도인지를 놓고 평가한다. 대표적 지표가 기본자본(Tier1)과 보완자본(Tier2)이다. 2가지를 합쳐 국제결제은행(BIS)의 자기자본비율이라고 한다.

기본자본비율은 은행의 자본금, 대부분의 자본잉여금, 이익잉여금 등 실질순자산(기본자산)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눈 값이다. 신종자본증권(하이브리드)도 만기가 30년으로 영구성을 가진 것으로 인정해 기본자본의 범주에 넣는다. 미국 금융회사들의 경우 기본자본비율이 6%를 상회해야 건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와 달리 TCE는 보통주 중심의 자기자본을 총자산으로 나눈 것이다. 배당을 해야 하는 우선주를 포함하지 않고, 영업권 및 지적재산권 등 무형자산의 가치도 인정하지 않는 상당히 보수적인 잣대다. 경기가 악화됐을 때 무형자산이 지닐 수 있는 가치를 경감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미국의 주요 은행들은 기본자본비율로는 건전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예컨대 씨티의 기본자본비율은 11.9%에 달한다. 하지만 TCE비율은 1.5%에 불과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역시 TCE비율이 2.6%, JP모간체이스와 웰스파고도 각각 3.8%와 2.8%에 그친다.

미 배런스지는 최근호(2일자)에서 씨티그룹의 국유화를 기점으로 정부가 은행 건전성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TCE비율 4%를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우선주가 줄어드는 대신 보통주가 늘어나면 이 비율이 개선될 수 있는 탓에 JP모간체이스 등은 배당금 삭감 등 비용절감 계획을 세우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정부가 씨티그룹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 지분율을 최대 36%로 높이기로 한 것도 TCE비율을 4%까지 끌어올리기 위한 복안으로 풀이된다.

한국 감독당국은 미국처럼 TCE 비율을 따지지 않는다. 통상 은행의 자본적정성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BIS비율과 기본자본, 그리고 단순자기자본비율 3가지를 본다. 단순자기자본은 자기자본을 실질총자산을 나눈 것으로 분자와 분모에서 모두 무형자산을 배제한다는 측면에서 TCE와 유사한 개념으로 사용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주요 은행의 2008년말 기준 평균 단순자기자본비율은 6.23%로 3% 내외(TCE)에 걸쳐 있는 미국의 주요 상업은행보다 건전성이 상당히 괜찮다. 은행 '빅4' 중 국민은행이 6.49%로 가장 높았고, 하나 6.04%, 신한 5.58%, 우리 5.19% 등이었다.

기본자본비율은 평균 8.79%(바젤Ⅱ 기준)로 9월말 대비 0.46%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국민 9.98%, 하나 9.32%, 신한 9.30%, 우리 7.70% 등의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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