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회복론 VS 신중론 '팽팽'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2009.03.02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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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호황과 원화 가치 하락, 국제유가 하락으로 수출 감소율이 둔화되고 무역수지는 대규모 흑자로 반전했다.

정부는 수출이 점차 회복되기 시작해 올해 전체적으로는 지난해 수준을 달성할 것으로 봤다. 또 무역수지는 200억달러 이상의 흑자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2월 한달치 실적만으로 낙관론으로 돌아서기는 이르다는 입장도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이동근 지식경제부 무역투자실장은 2일 수출입 동향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원/달러 환율과 원유 가격을 감안할 때 올해 무역수지는 200억달러 정도 흑자를 보이고 경상수지 흑자는 이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무역수지는 1997년 84억달러 적자를 나타낸 뒤 10년간 흑자를 보이다 지난해 다시 132억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당초 지경부는 올해 무역수지가 120억달러 흑자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출이 1% 증가하는 데 그치겠지만 수입이 대폭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에 따른 것이다. 기획재정부도 올해 성장률을 마이너스 2%로 예상하면서 무역수지는 60억달러에 머물 것으로 봤다.



정부가 흑자 전망치를 높여잡은 것은 지난 2월 수출과 수입의 낙폭 차이가 예상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7.1% 감소했지만 수입은 30.9%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무역수지는 2007년6월 이래 최대치인 32억9500만달러 흑자를 보였다.

동시에 수출이 바닥을 쳤다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이동근 실장은 "수출은 3월에도 2월 수준의 감소율을 유지하겠지만 2분기부터는 감소율이 한자릿수 비율로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1,2월 합산한 수출 및 무역수지 실적은 아직 '신중론'에 무게를 두게 하고 있다. 1월과 2월은 설 연휴가 어느 달에 속하느냐가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합산한 실적이 현실을 보다 정확히 반영한다.


1월과 2월을 합한 수출 실적은 마이너스 25.6%로 지난해 12월의 마이너스 17.9%보다 오히려 심해졌다. 무역수지도 1,2월 합계액이 6100만달러 적자여서 지난해 12월 흑자 이후 '적자전환'이나 다름없다.

이 때문인지 이날 무역수지 흑자 소식에도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정 업종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것도 문제다. 2월 선박류 수출은 42억3300만달러가 이뤄져 전체 수출의 19.8%를 차지했다. 선박류 수출 비중은 지난해 같은달의 9.2%에 비해 10.6%포인트나 높아졌다.

선박류와 무선통신기기가 각각 지난해 같은 달보다 47.4%, 3.1 % 증가한 것을 제외하고 반도체(-40.3%), 석유제품(-36.0%), 자동차(-32.9%) 등 대부분의 주력 제품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따라서 전체 업종을 놓고 '수출 회복'을 거론하기는 일러 보인다.

노성호 국제무역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한 달 실적을 가지고 수출이 바닥을 찍었다거나 나아질 것 같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며 "세계 각국이 추진되는 각종 경기 부양책이 가시화돼야 보다 정확하게 전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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