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2월25일(08:3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지난 18일 예비입찰이 마감된 이후 OB맥주 매각이 일시적인 휴지기로 접어들었다.
이는 OB맥주 매각의 근본원인이었던 작년 7월 미국 안호이저부시 인수금융과 직결돼있다. 이러다보니 인수후보군들도 수개월전부터 인베브의 자금상황을 지켜봐 왔다.
이 거래는 한때 "미국의 자존심 버드와이저를 넘길 수 없다'"는 정서상의 문제로 비화, 오바마 대통령 후보까지 나서 반대하기도 했지만 결국 세계 최대맥주 회사인 'AB인베브'의 탄생으로 결론이 났다. 아울러 사상 최대규모의 인수금융이 일어났다.
이때 인베브는 전형적인 차입인수(LBO)방식을 동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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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11월 중순 인베브는 글로벌 금융회사들로부터 548억달러를 빌렸다. 522억달러는 매각대금으로, 13억달러는 인수과정에 든 비용 등을 위해, 나머지 13억달러는 안호이저부시의 기존채무 리파이낸싱을 위해 사용됐다.
차입규모가 워낙 크다보니 도쿄미츠비시 은행, 바클레이즈캐피탈, BNP파리바, 벨기에 포르티스 은행, ING, 미즈호 금융그룹,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산탄데르 등 10여곳의 글로벌 금융회사가 대주단에 참가했다. OB맥주 매각주관사인 JP모건과 도이체방크 역시 대주단의 일원이었다.
이 과정에서 인베브는 유동성 우려를 걱정하는 은행들을 설득하고자 부문별 상환계획을 마련했다.
548억달러 가운데 98억달러는 6개월짜리 브릿지론이었다. 상환기간은 올해 5월 중순. 인베브는 투자안내서(IM) 등을 통해 기존 주주들을 대상으로 한 유상증자를 통해 이를 갚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나머지 450억달러 가운데 70억달러는 1년짜리 브릿지론이다. 올 11월 중순까지 상환해야 한다. 인베브는 이를 보유했던 자산과 계열사 매각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기로 했다.
시장에서는 수개월전부터 다수의 예상매물 리스트가 거론된 바 있다.
우선 안호이저부시의 미국 플로리다 올랜드의 씨월드(Sea World amusement parks)와 부시가든스(Busch Gardens) 등의 테마파크, 그리고 포장용기사업이 이에 해당됐다.
코로나(Corona)맥주로 유명한 멕시코 맥주회사 모델로(Modelo)지분 50.2%도 처분가능한 자산 중 하나다.
인베브의 자산 가운데는 한국의 OB맥주, 독일의 벡스(Beck's)맥주, 중국 칭다오(Tsingtao) 맥주 지분 27%가 포함돼 있다. 결국 OB맥주 매각은 이때부터 인베브의 안호이저부시 인수금융을 위한 기본계획으로 잡혀 있었던 셈이다.
이와 별도로 2년내에 상환해야 할 자금도 120억달러 가량이 있다.
언뜻 보기에는 대규모 인수금융으로 인한 부담이 크지만 인베브는 오래전부터 이에 대비해왔다.
우선 98억달러의 6개월 브릿지론. 비록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로 10월 예정했던 유증계획이 연기됐고 한 달 뒤에서야 신주가 발행되긴 했지만 유상증자는 성공했다.
인베브는 시장상황을 감안해 총 9억8610만주를 발행할 때 유로넥스트에 상장된 시가보다 30% 줄어든 주당 6.45유로를 책정했다. 이를 통해 총 80억달러(63억6000만유로)를 확보했다.
인베브와 안호이저부시가 보유해왔던 자산가치도 상당히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브릿지론 만기까지 9개월 가량의 시간이 남아있음을 감안하면 이 중 일부만 제대로 팔아도 70억달러 상환은 어렵지 않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