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마저 '스톱'…車업계 봄날 없다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09.02.26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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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가동중단·1만대 감산...GM대우 부평2공장, 3월에 10일만 가동

국내외 경기침체 여파로 현대·기아자동차 (103,500원 ▲3,000 +2.99%)마저 주요 생산라인을 멈춘다.

지난해 말부터 일부 공장의 조업시간을 단축하거나 라인점검 등의 이유로 몇몇 라인이 쉰 적은 있지만 여러 라인이 물량감소 때문에 동시다발적으로 가동 중단에 들어가는 것은 처음이다. 특히 통상 1, 2월에 줄어든 수요가 다시 살아나는 3월을 맞았음에도 경기한파는 여전한 양상이다.



현대·기아차는 26일 울산 2, 5공장 투싼 라인과 아산공장(그랜저, 쏘나타), 기아차 광주 2공장(스포티지)의 가동을 멈춘다고 밝혔다. 울산 2공장 투싼라인은 이날부터 27일까지 2일간(조업일수 기준), 5공장 투싼라인은 이날부터 내달 6일까지 6일간, 아산공장은 다음달 3일부터 6일까지 4일간, 스포티지라인은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각각 생산을 중단한다.

투싼의 하루 평균 생산대수는 900대, 아산공장의 일 생산대수 900대, 스포티지는 600여대 수준이다. 따라서 이번 가동중단으로 현대·기아차는 투싼 4000여대, 쏘나타 그랜저 3600여대, 스포티지 1800여대 등 약 1만대 가까이 감산하게 된다.



이 기간 동안 생산직원들은 유급휴무에 들어가며 스포티지라인은 출근 후 교육으로 대체한다. 이번 경기불황 이후 5공장과 스포티지 라인이 생산을 중단한 것은 처음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가동중단은 수출 감소와 내수위축 가속에 따른 재고관리 차원”이라며 “특히 스포츠다목적차량(SUV)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줄어 생산량 조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현재 평소 대비 25~30% 줄인 생산판매 목표량을 세우고 있으나 이달은 SUV를 중심으로 주요 차종들이 그마저도 채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현대·기아차의 SUV 내수 판매량은 전달대비 31.2%가 줄었으며 투싼과 스포티지의 수출 역시 47.9%, 75.3%가 각각 곤두박질쳤다.


다른 완성차 업체의 사정은 더하다. GM대우는 오는 3월 창원공장(마티즈라인)을 제외한 부평 1, 2공장과 군산공장 등 전 생산라인이 공장별로 휴무에 들어간다.

특히 부평 2공장(윈스톰, 토스카)은 3월 한달 동안 10일간만 조업할 계획이다. 지난달 전년대비 윈스톰 판매는 68.4%, 토스카 판매는 75.6% 급감했다. 나머지 공장들도 8~10일 가량 라인을 멈춘다.



2월 임금도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리는 쌍용차는 부품조달에 차질을 빚고 있다. 외부지원은 없는데다 판매마저 곤두박질쳐 자금줄이 말라버렸다. 쌍용차 평택공장 관계자는 “사실상 거의 매일이 반 휴무상태”라고 말했다.

르노삼성은 아직 가동중단 계획은 없지만 상황이 만만치 않다. 이달 판매 실적이 설 명절이 2월에 있어 판매가 극히 부진했던 지난해 수준을 맞추고 있는 정도다.

업계 전문가는 “글로벌 금융불안이 근본적으로 해소되지 않는 한 세계적 자동차수요 감소는 이어질 것”이라며 “우리 정부가 추진 중인 자동차산업 지원 대책이 어느 정도 수위로 나오느냐에 따라 내수 활성화 정도가 영향 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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