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부터 일부 공장의 조업시간을 단축하거나 라인점검 등의 이유로 몇몇 라인이 쉰 적은 있지만 여러 라인이 물량감소 때문에 동시다발적으로 가동 중단에 들어가는 것은 처음이다. 특히 통상 1, 2월에 줄어든 수요가 다시 살아나는 3월을 맞았음에도 경기한파는 여전한 양상이다.
투싼의 하루 평균 생산대수는 900대, 아산공장의 일 생산대수 900대, 스포티지는 600여대 수준이다. 따라서 이번 가동중단으로 현대·기아차는 투싼 4000여대, 쏘나타 그랜저 3600여대, 스포티지 1800여대 등 약 1만대 가까이 감산하게 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가동중단은 수출 감소와 내수위축 가속에 따른 재고관리 차원”이라며 “특히 스포츠다목적차량(SUV)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줄어 생산량 조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현재 평소 대비 25~30% 줄인 생산판매 목표량을 세우고 있으나 이달은 SUV를 중심으로 주요 차종들이 그마저도 채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현대·기아차의 SUV 내수 판매량은 전달대비 31.2%가 줄었으며 투싼과 스포티지의 수출 역시 47.9%, 75.3%가 각각 곤두박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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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완성차 업체의 사정은 더하다. GM대우는 오는 3월 창원공장(마티즈라인)을 제외한 부평 1, 2공장과 군산공장 등 전 생산라인이 공장별로 휴무에 들어간다.
특히 부평 2공장(윈스톰, 토스카)은 3월 한달 동안 10일간만 조업할 계획이다. 지난달 전년대비 윈스톰 판매는 68.4%, 토스카 판매는 75.6% 급감했다. 나머지 공장들도 8~10일 가량 라인을 멈춘다.
2월 임금도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리는 쌍용차는 부품조달에 차질을 빚고 있다. 외부지원은 없는데다 판매마저 곤두박질쳐 자금줄이 말라버렸다. 쌍용차 평택공장 관계자는 “사실상 거의 매일이 반 휴무상태”라고 말했다.
르노삼성은 아직 가동중단 계획은 없지만 상황이 만만치 않다. 이달 판매 실적이 설 명절이 2월에 있어 판매가 극히 부진했던 지난해 수준을 맞추고 있는 정도다.
업계 전문가는 “글로벌 금융불안이 근본적으로 해소되지 않는 한 세계적 자동차수요 감소는 이어질 것”이라며 “우리 정부가 추진 중인 자동차산업 지원 대책이 어느 정도 수위로 나오느냐에 따라 내수 활성화 정도가 영향 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