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 추모게시판에 김 추기경의 최근 투병생활을 담은 글이 올라와 잔잔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이 글은 서울대교구 성소국장인 고찬근 신부가 투병중인 김수환 추기경을 지난해 1월부터 수시로 병문안하면서 있었던 일과 느낌을 일기형태로 정리한 것이다. 고 신부는 2008년 1월11일부터 추기경 선종 이틀 후인 2009년 2월18일까지 쓴 18개의 글을 지난 22일 추모게시판에 올렸다.
고 신부는 지난해 1월20일에 쓴 글에서 "추기경님은 많은 사람이 당신 때문에 고생하고 걱정하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하셨다"며 "추기경님에게 몸이 아픈 것은 할 수 없지만 마음까지 아프면 안 된다고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고 신부는 또 지난해 9월11일 글에선 "입원이 오래가고 있는데 퇴원하지 못하실 거라는 말도 있다"며 "추기경님이 산책하시던 혜화동 주교관 마당을 내다보고 혜화동 신학교의 하늘을 바라보며 세상 소풍을 끝내셨으면 좋겠다"고 피력했다.
이밖에 고 신부는 지난 18일 기록한 글에 "추기경님이 돌아가시자마자 각막적출 수술이 진행됐는데 추기경의 각막이 연세에 비해 깨끗하다고 들었다"며 "순수한 마음으로 사셔서 그런지 추기경님 눈은 작지만 항상 반짝거리셨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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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오랜 시간 병상에서 많은 사람들이 당신 때문에 힘들다고 늘 미안하다고 하셨는데 마지막으로 베푸실 것이 있으셔서 좋으셨을 것"이라며 "날씨는 춥지만 추기경님을 애도하는 조문 행렬 속에 우리 모두의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적을 맛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글을 읽은 네티즌들은 김 추기경의 인간적인 모습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어서 감동적이었다는 반응이다. 한 네티즌은 "추기경님과 함께 한 투병일기 감동이었다"며 "이제 추기경님을 더 이상 뵐 수 없지만 그 분을 제 가슴에 모시고 저도 인내하며 사랑하며 용서하며 그렇게 살 수 있도록 두 손 모아 기도한다"고 글을 올렸다.
한편 김수환 추기경의 추모게시판에는 그를 추모하는 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16일 선종 이후 24일 오전 현재까지 1000여개의 글이 올라오는 등 그를 추모하는 글이 하루에 수십 개씩 올라오고 있다.